日서 두 달 만에 돌아온 신동빈, 실적 악화 계열사 직접 챙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3월 일본으로 출국한 지 두 달 만에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일본에 발이 묶여 있었던 신 회장은 최근 주력 계열사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자 자가격리의 위험을 무릅쓰고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4월 22일자 A15면 참조

롯데그룹 관계자는 13일 “신 회장이 이달 초 국내로 들어와 현재 자택에서 2주간 자가격리 중”이라며 “다음주 회사에 출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타계한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의 49재를 마친 직후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부친의 뒤를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을 승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4월 초 비로소 그는 회장으로 선임됐다. 또 일본 프로야구단 지바 마린스의 구단주 직함도 갖게 됐다.

신 회장은 당초 지난달께 국내로 돌아오려 했으나 연기됐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려면 각 국에서 14일간 자가격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복귀하는 대신 일본에 머무르며 화상회의를 통해 주요 임원으로부터 보고받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주력 계열사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자 국내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롯데케미칼이 지난 1분기 8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고, 롯데면세점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됐다”며 “원격경영을 이어가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당분간 ‘현장경영’에 주력할 전망이다. 실적악화와 비상경영 영향에 임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새롭게 출범한 롯데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ON’ 성과를 보고받는 등 주력 프로젝트도 직접 챙길 예정이다.

한편 롯데지주는 지난 1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올해 첫 롯데 기업문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극복과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이기는 마음가짐(winning spirit)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