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초 발표했던 설비투자 규모를 약 1조원 줄인다. 현금 확보를 통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로 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8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 관리에 더욱 주안점을 두기 위해 설비투자를 ‘제로(0) 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신중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날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1157억원, 영업이익 236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감소했지만,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차 부사장은 “석유화학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 차이) 개선, 비용 절감을 통한 배터리 사업 적자 폭 축소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면서도 “2분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폭락 등의 불확실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 차원에서 6조원 규모로 계획했던 설비투자도 5조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배터리 사업 부문에선 2분기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 부사장은 “3월 말부터 미국 공장이 6주간 가동 중단에 들어가 연간 15조원으로 예상했던 배터리 매출이 10~1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미래 투자는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차 부사장은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투자는 계획대로 돼 내년 상반기 가동할 예정이고, 폴란드 배터리 공장 증설도 차질 없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편광판 사업 매각에 대해선 “다수 업체와 다양한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