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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빈증지안점 두끼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두끼)
베트남 빈증지안점 두끼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두끼)
# 지난달 대만 두끼 시먼딩점의 풍경. 4층에 있는 두끼를 방문하기 위해 사람들이 매장에서부터 1층까지 줄을 길게 섰다. 줄은 건물을 한바퀴 돌아서까지 이어졌다. 3시간 이상을 기다리더라도 두끼 떡볶이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7일 김관훈 두끼떡볶이 대표는 "10월10일 쌍십절, 두끼 시먼딩점에 길게 줄이 늘어서 놀랐다"며 "해당 매장은 월 평균 매출만 2억5000만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두끼떡볶이는 즉석떡볶이 무한리필 뷔페 콘셉트의 프랜차이즈다.

셀프바를 이용해 직접 손님들이 즉석 떡볶이를 요리해서 먹는 게 특징이다. 쌀떡 밀떡 외에 떡 종류 8개, 김말이 고구마 야채 튀김종류 6개, 라면과 면사리 6종류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 볶음밥 재료인 밥 김가루 김치 옥수수콘이 있고, 떡볶이에 넣어서 먹을 수 있는 삶은 계란 소시지 순대 양배추 대파가 있다. 어묵바도 따로 구비돼 있다.
두끼 떡볶이는 손님들이 직접 재료를 선택해 소스를 넣어 만드는 시스템이다. (사진 = 두끼)
두끼 떡볶이는 손님들이 직접 재료를 선택해 소스를 넣어 만드는 시스템이다. (사진 = 두끼)
◇ 2016년 4월 대만 1호점…이젠 해외 42개 매장

두끼는 2014년 12월 고대안암점에 1호점을 연 이후 가맹사업을 전개했으며, 현재 김관훈 대표는 박도근 대표와 공동 대표로 운영하고 있다.

두끼는 2016년 4월 대만에 1호점을 열면서 해외 매장 42개를 두고 있다. 대만은 조만간 12호점을 열 예정이다. 대만 외에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단기간에 해외 매장까지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두끼를 만든 목표가 '해외'에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두끼는 처음부터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해 만들었다"며 "한국처럼 떡볶이를 간식으로 먹는 콘셉트라면 해외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 콘셉트로 승부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떡볶이를 아예 식사 메뉴로 내걸었다. 떡볶이로 한 끼 먹고, 볶음밥으로 두 끼를 먹는다는 의미에서 '두끼'로 가게 이름도 정했다.

그는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떡볶이가 그동안 길거리 음식으로 치부되면서 '불량식품'으로 여겨지는 데 화가 났다"며 "떡볶이를 레스토랑 음식으로 만들고자 두끼떡볶이를 창업했고, 뷔페식을 도입한 즉석 떡볶이를 내 건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관훈 두끼떡볶이 대표가 두끼떡볶이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즉석떡볶이로, 국내와 해외에서 동일한 맛을 구현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김관훈 두끼떡볶이 대표가 두끼떡볶이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즉석떡볶이로, 국내와 해외에서 동일한 맛을 구현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창업을 위해 김 대표는 35살 때 7년간 다니던 정유사도 그만뒀다. 그 길로 2011년 네이버에 '떡볶이의 모든 것'이라는 카페도 직접 열었다. 떡볶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는 "전국의 떡볶이집 3000~4000군데를 다니면서 먹어본 뒤 양질의 정보를 올리기 시작했더니 떡볶이 애호가 뿐 아니라 떡볶이 관련 사업을 하는 분 등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여기서 만난 분들이 나중에 창업할 때 떡, 어묵, 튀김 등을 제공받는 거래처가 됐다"고 설명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맛있는 떡볶이'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서울 3대 떡볶이라 불리는 곳, 대구 맛집 떡볶이 등을 다 찾아서 30분이나 기다리면서 먹었지만,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며 "나 빼고 그 지역 주변 사람들은 맛있게 먹는다는 걸 보고, 어릴적부터 먹었던 떡볶이가 '맛있는 떡볶이의 기준'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떡볶이의 고급화'를 겨냥해 매장도 전략적으로 열었다. 1호점에선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는 "고대생들은 매장에서 맥주를 시킨 뒤 먼저 순대볶음을 해 먹고, 라면을 끓여먹은 뒤 떡볶이를 해 먹고 마지막으로 볶음밥을 먹었다"며 "총 4끼를 잘 해먹고 가서 참 좋았는데, 이걸 보니 사람들이 직접 해먹는 콘셉트에 재미를 느낀다는 점을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끼 2호점은 가든파이브 몰이었다. 쇼핑몰에 연 두끼 매장은 그간 간식 정도로 여겨졌던 떡볶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서 입소문이 났다. 2호점 덕에 가맹사업도 시작하게 되면서 현재 국내 매장 수는 217개다.
베트남 타오디엔 메가몰엔 게튀김 새우튀김 등이 토핑 메뉴로 꾸려져 있다. 나라마다 현지 입맛에 맞춰 토핑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사진 = 두끼)
베트남 타오디엔 메가몰엔 게튀김 새우튀김 등이 토핑 메뉴로 꾸려져 있다. 나라마다 현지 입맛에 맞춰 토핑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사진 = 두끼)
◇ 첫 해외 진출지 중국에선 '쓴 맛'

국내 인기를 토대로 3년 만에 해외 매장도 42개나 두고 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2015년 12월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상해의 천상 NC백화점에 입점했지만, 1년 만에 매장을 접었다.

그는 "백화점 내 유동 인구도 많았고, 중국에서도 사람들이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하지만 사드 여파로 백화점도 문을 닫게 되면서 우리도 매장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매장을 운영할 때 겪었던 경험은 대만 매장에 고스란히 노하우로 활용했다. 김 대표는 "떡볶이가 워낙 생소해서 중국 사람들은 떡을 훠궈처럼 살짝 익힌 다음에 먹었다"며 "초창기에 직원이랑 가서 많이 만들어 드리기도 했고, 중화권 입맛에 완자 고수 등이 어울린다는 점을 감안해 대만의 토핑 메뉴도 똑같이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장마다 각 토핑 메뉴가 다르다는 게 특징이다. 떡과 어묵, 소스와 같은 주요 재료는 모두 한국 두끼가 수출한다. 베트남에선 무수비와 같은 한국 초밥도 뷔페 메뉴로 돼 있다. 태국에선 파인애플과 수박주스(땡모반)가 뷔페 메뉴다. 다른 국가도 게 튀김이나 새우 튀김 등 한국과는 다양한 메뉴로 꾸려져있다.

그는 "나라마다 토핑 메뉴를 다르게 구성한 게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며 "그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토핑 메뉴를 꾸려 떡볶이가 익숙해지도록 하면 좋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강조했다.

또 직접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시스템도 해외 진출의 중요한 포인트다. 손님들이 직접 소스와 재료를 넣어 먹는 DIY 구조라는 게 강점이다.

김 대표는 "해외에 기술을 가진 주방장이 직접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또 손님들이 레시피를 각자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맛에 대한 불만도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빈증지안점 두끼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두끼)
베트남 빈증지안점 두끼 매장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두끼)
◇ 내년 베트남 100호점 목표…미국·일본도 진출

베트남은 내년 100호점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5호점까지 연 상태다. 그는 "해외 매장은 10호점까지는 본사에서 지원하는 구조이고, 그 이후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며 "베트남 매장에선 내년부터 로열티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끼떡볶이는 해외 무대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도쿄와 미국 텍사스에도 진출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은 매장 입지도 정해놨지만 아직 진출 시기는 미정"이라며 "미국은 텍사스와 휴스턴 쪽에 좋은 입지를 찾고 있고, 주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따로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끼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떡볶이를 먹는 날까지 해외에 떡볶이를 알리는 것이 목표다. 그는 "호주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멜버른 쪽에 영국 문화가 많은 만큼 유럽 시장에 나가기 전 테스트를 하기도 적합할 것 같고, 매장 운영에 인건비 부담도 적은 만큼 서구권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의 개인적인 버킷리스트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두끼 광고를 하고, 떡볶이 명장으로 본인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두끼를 통해 떡볶이의 세계화를 이끌고, 저 스스로도 떡볶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 가장 잘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며 "떡볶이에 인생을 걸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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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사진=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