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모독' 휩싸인 '80년도 더 된 일'
▽ 미국 일본 유튜브 계정 광고는 그대로 유지
▽ 호사카 유지 "광고에 강제징용 관련 암시 강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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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했다는 비난에 휩싸인 한글판 광고를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유니클로 미국(USA)과 일본 유튜브 채널에선 해당 광고가 재생 중이다.

한글 자막이 걸린 국내 광고만 삭제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유니클로의 해명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유니클로USA와 일본 유튜브 채널에선 유니클로가 후리스 제품 론칭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광고가 나오고 있다. 해당 광고는 98세 패션 컬렉터인 아이리스 압펠과 13세인 패션 디자이너 케리스 로저스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로저스는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90대의 압펠은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대답한다.

해당 광고는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2만2000회, 1만8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USA 구독자 수는 7만2100명으로 유니클로코리아(3만590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유니클로 광고에 대해 위안부 모독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유니클로는 한국 광고의송출을 중단한 상태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유니클로 광고에 대해 위안부 모독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유니클로는 한국 광고의송출을 중단한 상태다. (사진 = 유튜브 캡처)

현재 국내에서 해당 광고는 위안부 피해자 모독 논란이 나오면서 송출이 중단됐다. 유니클로는 이날부터 방송사 광고도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위안부 문제나 한일관계에 대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80년이라는 의역은 단순히 광고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한국 광고에서만 압펠의 말은 '80년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니?'라는 자막이 깔렸다. 80년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었지만, 한국 광고에서만 자막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를 조롱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 광고 자막에만 돼 있다는 점에서 의도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광고"라며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고, 그 해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강제 동원된 인구만 몇백 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광고에서 실제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85년이지만, 한국 광고엔 80년으로 자막이 나왔다는 점도 의도적인 해석이라고 풀이됐다. 한일관계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정치학 교수는 "의도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보여주는 모든 것들이 암시가 아주 강하다"며 "지난해 강제징용 판결에서 동원 피해자 5분이 승소 판결을 받으셨는데, 다 사망하시고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씨가 판결 당시 98세셨다"고 설명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디자이너로 나오는 소녀의 나이인 13세는, 역시 가장 어린 나이로 징용을 간 분들 중 지금 살아계시는 할머니가 14살 때 연행됐다. 만으로는 13세"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 광고 논란에 일본 불매 운동은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서경덕 교수는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수 없는 선을 넘었다"며 "우리 네티즌들과 함께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유니클로USA 유튜브 채널에선 현재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유니클로USA 유튜브 채널에선 현재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네티즌들도 '위안부 모독' 광고라며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더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한 남성은 "광고를 통해 위안부 할머님들의 증언들이 신빙성이 있느냐, 그 기억이 정확한 거냐고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불매 제대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네티즌들은 #nojapan #위안부모독 #유니클로불매운동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다른 20대 남성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활발한 이 시점에 오해를 만들어낼 소지가 다분한 저런 내용의 자막을 왜 굳이 만들었는 지 의문"이라며 "광고를 보고 또 봐도 여전히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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