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스라엘과 조속한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추진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도 연내 FTA를 체결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17개 부처는 16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제14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열었다.

유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수출시장 다변화 및 신남방정책 가속화를 위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의 FTA를 연내 타결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 정부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5대 교역국 중 싱가포르, 베트남과는 양자 FTA를 체결한 상태다. 나머지 3개국과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 중이다.

유 본부장은 한·이스라엘 FTA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 했다. 정부는 2016년 5월부터 이스라엘과의 양자 FTA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3월 제6차 협상에서 상당 부분 협상을 마쳤고 잔여 쟁점을 조율 중이라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지난달 이스라엘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정상 간 조속한 FTA 타결을 합의한 만큼 쟁점 관련 협상을 이른 시일 내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기술 자립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바이오, 정보통신,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에 강점을 보유하고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과의 FTA를 통해 소재·부품·장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기술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개혁 논의와 관련한 대응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당시 선진국임을 선언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농업 분야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농업을 제외한 분야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개도국으로 남은 상태다. 유 본부장은 “WTO 개도국 지위 등 주요 통상현안은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