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의 올 2분기 실적이 항공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5년 만에 첫 영업손실을 낸 데다 적자폭이 창립 후 가장 컸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제주항공뿐 아니라 다른 LCC도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매출 3130억원, 영업손실 274억원을 냈다고 7일 발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9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은 세월호 참사가 있던 2014년 2분기(119억원 손실) 이후 20분기 만이다.

시장에선 2분기 적자전환보다 손실폭이 추정치를 크게 웃돈 데 충격을 받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의 2분기 국내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 영업손실은 68억원이었다.

제주항공은 실적 악화 이유를 “항공 노선은 크게 늘렸는데 수요가 따라오지 못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39대였던 항공기를 올 2분기 말까지 44대로 늘렸지만 여행객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1분기 88.2%였던 국제선 탑승률은 2분기 80.4%로 급락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보유 항공기 증가로 전체 유류비가 30% 가까이 늘어난 것도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이 회사는 매출의 25~30%를 유류비로 쓰고 있다. 특히 보유 항공기 44대 중 41대가 리스로, 리스비가 매달 100억원 넘게 들어간다.

이런 상황은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일 관계 악화로 지난달부터 일본 노선 수요 감소가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은 27%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가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낮춘 배경이다.

제주항공은 노선 재정비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제주항공은 인천·김해발(發) 일본 노선 등 78편을 오는 25일부터 줄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항공 노선 합리화와 연료비 절감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