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들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를 활용해 태블릿으로 초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직원들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를 활용해 태블릿으로 초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 IT 대표주자 애플과 퀄컴이 특허분쟁을 멈췄다. 애플이 퀄컴의 모뎀 칩을 활용해 5G 스마트폰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커진다.

이번 합의로 애플의 5G폰 양산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올해 하반기라도 애플의 5G폰이 출시된다면 삼성전자에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당장 5G폰을 만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퀄컴은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특허분쟁을 마치고 이와 관련한 합의를 이뤘다. 법적 소송에 들어간 지 약 2년 만이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이 퀄컴에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로 애플은 퀄컴에서 모뎀 칩을 공급 받아 스마트폰에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팽팽한 싸움을 이어오던 애플이 로열티를 지급했다는 것 자체가 모뎀 칩을 공급 받을 의지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애플의 5G 스마트폰 출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5G 모뎀 칩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퀄컴 삼성전자 화웨이 등으로 제한된다"며 "분쟁이 해결되면서 애플의 5G 모뎀 칩의 우선 공급자는 퀄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5G 스마트폰 시장에 애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슈가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날 오전 10시 1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0원(0.11%) 상승한 4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큰 폭의 움직임 없이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과 퀄컴의 합의로 애플의 5G 스마트폰 양산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5G 스마트폰을 올해 하반기 내놓게 된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 "그동안 애플은 인텔과 손잡고 5G 스마트폰 출시 등을 시도했지만 제품이 출시되지 않는 등 애매한 상황이었다"며 "5G 모뎀 칩 분야에서 퀄컴이 독보적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전망해온 5G 아이폰 출시 시기가 내년 하반기에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은 동반자이면서 경쟁자"라며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LTE에서 5G폰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단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만약 애플이 올해 하반기라도 5G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5G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 소비자들은 기존 LTE 스마트폰에서 5G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삼성의 5G 폰에 대한 브랜드나 기술적 우위를 본다면 스마트폰(IM)부문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애플과 퀄컴이 소송을 멈추고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지만 당장 5G 스마트폰 출시 등의 극적인 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LTE폰 출시에도 2년이 걸리는 등 통신 분야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이라며 "기기 자체를 우선적으로 만들어놓고 망이 깔리기를 기다리기보다는 5G 망이 완비 됐을 때 기기 제작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부품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5G 출시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중장기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 관련 부품업체인 LG이노텍 비에이치 이녹스첨단소재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