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사진)이 “올해는 안전과 환경, 신재생 분야를 최우선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12일 세종시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타사 사례이지만 김용균 씨 사망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환경 투자와 함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서발전은 노후 석탄화력 발전소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박 사장은 “충남 당진발전소의 증기터빈(4기) 등을 교체하면 배출가스를 크게 줄이면서도 발전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며 “총 투자비용이 2조원 이상 소요되지만 중·장기 비용편익은 더 높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동서발전과 남동·남부·중부·서부발전 등 발전 5사의 작년 경영 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동서발전을 포함한 3곳이 미미한 수준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지만 2곳에선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원전 이용률이 높아지더라도 재생에너지 등 투자비용이 워낙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개선되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박 사장은 “국내에선 동서발전만이 국내산 석탄을 연료로 쓸 수 있는 발전소(동해화력)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가 풀리면 북한산 석탄을 들여와 동해화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무현 정부 때만 해도 연간 13만t의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기도 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최근 인도네시아 남칼리만탄주 칼셀발전소 인근에서 숨진 동서발전 직원 사고와 관련, 박 사장은 “요즘 가장 안타깝고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동서발전의 과장급 직원 A씨(54)는 지난달 직원 사택에서 숨진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 중이다. 박 사장은 “설연휴 때도 일주일가량 직접 현지에 머물면서 유족들과 대화했다”며 “사태 수습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