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모델은 여배우 전유물?…K팝 인기 타고 男아이돌 '훨훨'
직장인 김아현(33) 씨는 지난해 여름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 앞에 줄을 섰다.

비 오는 날 한 시간 넘게 기다려 당장 필요하지 않은 화장품을 잔뜩 사고 받은 건 워너원 브로마이드. 김 씨는 올해 이니스프리 제품을 많이 사면 당첨되는 워너원 팬미팅 참석권을 얻으려고 또 한 번 지갑을 열었다.

K팝 보이그룹이 화장품 브랜드 광고 모델로 잇달아 나서고 있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K뷰티와 해외 10∼20대 열렬한 지지를 받는 아이돌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만만찮다.
화장품 모델은 여배우 전유물?…K팝 인기 타고 男아이돌 '훨훨'
4일 가요계에 따르면 VT코스메틱은 지난달 그룹 방탄소년단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한 화장품 라인 'VT X BTS'를 론칭했다.

VT코스메틱을 자회사로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 지엠피(GMP)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VT X BTS'를 국내에 독점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의 뷰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도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

1세대 로드숍 토니모리는 올 10월부터 그룹 몬스타엑스를 간판 모델로 내세웠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인 큰손이 줄었지만, 북미·유럽에서 가능성을 보인 몬스타엑스를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토니모리의 두 번째 브랜드 라비오뜨는 뉴이스트W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화장품 모델은 여배우 전유물?…K팝 인기 타고 男아이돌 '훨훨'
네이처리퍼블릭은 엑소와 2013년부터 5년 넘게 협업하면서 한류 팬들에게 톡톡히 눈도장을 찍었다.

더페이스샵은 갓세븐을 기용해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태국 출신 멤버 뱀뱀 덕분에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인지도가 높다.

이밖에 더샘은 세븐틴, 릴리바이레드는 JBJ 출신 권현빈과 함께한다.

워너원은 이니스프리 모델로 활동했으며 강다니엘이 씽크네이처, 박지훈이 에이프릴스킨, 황민현이 아임미미 모델로도 각각 활약 중이다.
화장품 모델은 여배우 전유물?…K팝 인기 타고 男아이돌 '훨훨'
뷰티 브랜드와 아이돌의 만남은 서로 '윈윈'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아이돌 세계에선 화장품 모델 발탁이 인기 척도로 여겨지고, 브랜드로서는 아이돌 팬덤이라는 탄탄한 '집토끼'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과도한 아이돌 마케팅은 오히려 반감을 부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년 전 모 업체는 포장을 뜯기 전에는 어느 멤버 사진이 들었는지 알 수 없게 해 10대 팬들의 대량 구매를 유도하면서 빈축을 샀다.

가격에 걸맞지 않은 낮은 품질로 모델 이미지까지 깎아내린 사례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