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악을 기록하면서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사상 최고로 치솟은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고꾸라지면 한국의 수출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中이 흔들리면 한국은 드러눕는데…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9월 27.1%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는 2015년 26.0%에서 2016년 24.7%, 작년 24.8%로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다시 치솟고 있다. 정부는 수출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대미(對美)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중국 의존도가 더 심해졌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도 휘청일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6.5%(예상치)에서 내년 6.2%로 떨어지면 한국의 전체 수출 증가율은 0.7%포인트 떨어지고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이다. 특히 올해 대중 수출 증가에는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의 호조가 크게 기여했는데 중국 제조업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 위험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차이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 7월 50.8, 8월 50.6, 9월 50.0 등 하향 흐름이 뚜렷하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중국의 3분기 성장률 6.5%는 예상치를 0.1%포인트 밑도는 수준”이라며 “향후 중국 성장세 둔화가 심해지면 생산, 수입 수요가 줄어 한국의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의 대중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이 그동안 한국 경기를 떠받쳐온 만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 국내 생산·투자 위축→고용 감소→소비 침체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선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대중 수출에서 고부가가치 품목 비중을 늘리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해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