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영본부 투자위, 의결권행사전문위에 맡기기로 결정

국민연금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찬반의결권을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맡기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8일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따라서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찬성할지 반대할지, 아니면 중립을 지킬지는 의결권전문위가 정하게 됐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기금운용본부의 자체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행사하는 게 원칙이지만 기금운용본부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은 의결권전문위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의결권전문위는 정부와 가입자단체, 학계 등에서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1명은 현재 공석이다.

위원장은 호선으로 선출하며 임기는 2년인데, 현재 위원장은 황인태 중앙대 교수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외풍으로 찬성해 국민신뢰를 잃어버린 국민연금은 이후 의결권행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의결권전문위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최근 의결권행사 지침을 개정해 의결권전문위 위원 3명 이상이 주총 안건부의를 요구하면, 기금운용본부는 의사결정권을 의결권전문위에 넘기도록 했다.

지난달 12일 기준 현대모비스의 주주는 기아자동차 16.9%, 정몽구 회장 7.0%, 현대제철 5.7%, 현대글로비스 0.7%, 국민연금 9.8%, 외국인 48.6%, 기관·개인 8.7%, 자사주 2.7% 등이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이다.

국민연금이 사실상 현대차 운명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국내 유력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국민연금을 비롯해 의결권 자문계약을 맺은 자산운용사들에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의결권전문위는 내주 23∼25일 사이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모비스 합병' 국민연금 찬반 민간전문위가 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