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중순부터 신형 티구안 계약자에게 출고를 시작한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중순부터 신형 티구안 계약자에게 출고를 시작한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디젤 게이트로 곤욕을 치렀던 폭스바겐 자동차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이르면 5월께 국내 수입차 3위 자리에 복귀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5월 중순부터 출고를 시작하는 신형 티구안에 고객이 몰리고 있다. 폭스바겐 측은 현재 신형 티구안에 계약금만 지불한 고객을 제외한 구매 의사를 밝힌 사전계약 고객이 1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만일 계약금만 낸 고객이 취소를 하지 않는다면 실제 계약대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신형 파사트를 800여 대 팔면서 수입차 9위로 순위 싸움에 진입했다. 신형 파사트가 가격을 낮추고 할인 등으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만큼 신형 티구안마저 가세하면 이달 2000대 안팎의 신규등록을 기록해 수입차 3,4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독일차 브랜드에 이어 상위권을 넘보는 도요타, 렉서스, 재규어는 월 1000여 대 규모다.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발생했던 2015년 말 폭스바겐코리아의 한국 판매량은 3만5778대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듬해엔 주요 모델의 판매 중단으로 1만3178대로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같은 폭스바겐그룹 계열사 아우디(1만6718대)에 이어 4위를 했다. 최근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이 수입 브랜드별 순위에서 3위 또는 적어도 4위에 오르면 원래 자리를 되찾아 가는 셈이다.

폭스바겐은 가격 할인, 무이자 할부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신형 티구안 및 파사트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 시장에서 가격 할인 폭이 가장 큰 BMW에 이어 벤츠도 할인 카드를 꺼내들면서 독일차 메이커의 시장 장악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인기 차종 E클래스 할인으로 상반기 고객을 대폭 늘린 벤츠는 4월에도 7355대를 판매해 르노삼성(6903대)과 한국GM(5378대)을 제치고 현대·기아차, 쌍용차에 이어 4위를 이어갔다. BMW는 6574대 팔았고 아우디는 2167대를 팔면서 2016년의 3위 자리를 탈환했다. 폭스바겐마저 이달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에 복귀한다면 '독일차 빅4' 구도는 2년 만에 다시 가동되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독일차 업체들이 강력한 차값 할인 판촉을 지속한다면 독일차와 비독일차 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