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원화 강세에다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업익 반토막 현대車… "2분기부터 좋아진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 매출 22조4366억원, 영업이익 6813억원을 올렸다고 26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2508억원)에 비해 45.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3.0%에 그쳤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다.

1분기 자동차 판매량은 104만9389대로 작년 1분기(106만7355대)보다 1.7% 줄었다. 중국과 미국 시장 판매량은 각각 14.9%, 11.8% 감소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불리한 환율 여건과 1분기 이례적으로 발생한 파업 영향으로 고정비 부담이 상승해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달러당 1150원대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올 1분기엔 평균 달러당 1070원대로 7% 가까이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벌어진 5일간의 부분 파업으로 2만 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

현대차는 SUV를 앞세워 2분기에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10일 상하이에서 소형 SUV 엔씨노(한국명 코나)를 출시했다. 중국 시장에 불고 있는 SUV 열풍을 감안해서다. 지난해 중국 시장 SUV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13% 늘어나며 처음 1000만 대를 돌파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SUV 인기가 뜨겁다.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은 올 1분기 미국 시장에서 2만7882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2만1155대)에 비해 31.8% 증가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소형 SUV 코나는 2360대가 팔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