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베트남 증시 과열 우려 있지만… 장기 투자는 '유효'
베트남 주식시장이 뜨겁다. 거시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이 더할 나위 없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2017년 베트남 경제는 2%대의 안정적 인플레이션 속에 6.8%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보여줬다. 소비자 심리 지수 역시 5년 내 최고치인 116을 기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도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베트남은 새로운 글로벌 생산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의 순이익은 작년 평균 19% 증가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역시 15% 이상의 이익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시가총액 1위인 대장주 비나밀크의 작년 순이익은 컨센서스 기준 18% 상승했다. 한국의 하이마트와 비슷한 모바일 월드의 순이익은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포스코라고 할 수 있는 호아팟그룹은 건설 경기 호황과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 가드를 시행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매출이 30%, 순이익이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베트남의 저비용항공사인 비엣젯은 항공 수요가 급증하며 2017년 9월까지의 누적 매출이 41% 늘어나며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성장이 정체된 사업이라도 베트남에 들어가면 성장 산업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베트남 증시에도 리스크가 있다. 베트남이 현재 가진 우호적인 거시경제(매크로) 상황, 기업들의 폭발적인 실적 증가 스토리는 사실 우리가 20년 전 중국을 바라봤던 투자 포인트였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중국 증시가 순탄하게 상승만 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첫 번째 리스크 요인은 베트남 증시가 더 이상 싸지 않다는 것이다. 2011년만 해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1배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몇 년간의 주가 상승으로 작년 이익 기준 PER이 19배에 도달하면서 필리핀(23배)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갖게 됐다.

두 번째 리스크 요인은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이다. 과거 중국 정부가 홍콩을 통해 외국인 자본 유입을 유도하고 본토 증시는 보호했던 것과 달리, 베트남은 개별 기업별로 외국인 지분율 상한을 두면서 급격한 외국인의 지분율 증가를 통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은행 중 지분율 한도가 차지 않은, 즉 외국인이 매수가 가능한 종목은 2개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은 한도가 남아 있는 종목 중에서 투자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 즉 최선이 아니라 차선책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리스크들은 자본시장의 구조와 속성에서 오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생산 기지로 거듭나고 있는 베트남의 경쟁력과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베트남 증시에 대한 장기 투자는 분명 유효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