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가전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치한 ‘LG씽큐존’.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가전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치한 ‘LG씽큐존’. /LG전자 제공
LG전자가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 2018’에서 인공지능(AI) 가전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AI 브랜드인 ‘씽큐’를 알리기 위해 3분의 1을 ‘LG 씽큐 존’으로 꾸미고 다양한 신제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AI 가전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원격으로 전자제품을 작동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의 선택지를 찾아낸다.

◆더 똑똑해진 AI 가전

LG전자는 7일 이번 CES를 위해 2044㎡ 규모의 부스를 꾸렸다고 발표했다. 슬로건은 지난해와 같은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이지만 전시 내용이 확 달라졌다. 개별 제품을 알리는 것보다 여러 가전을 연결해 유기적으로 작동시키는 ‘AI 플랫폼’을 드러내는 데 더 치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씽큐 존은 거실과 주방 등 소비자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과 비슷하게 꾸며질 예정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플랫폼 ‘딥씽큐(DeepThinQ)’나 구글의 ‘어시스턴스’, 아마존의 ‘알렉사’와 연동하는 냉장고, 오븐,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곳곳에 설치했다.

이 가전제품들은 시키는 일만 하는 게 아니다. 냉장고는 보관된 식재료를 살펴본 뒤 요리를 추천하며, 오븐은 선택된 요리에 맞는 온도로 자동으로 예열한다. 세탁기는 날씨에 따라 다른 세탁 모드를 선택한다. 미세먼지가 많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세탁물 헹굼 시간을 늘리는 식이다.

씽큐 플랫폼으로 가전제품만 구동하는 게 아니다. LG전자는 주문을 받는 '서빙 로봇', 짐을 들어 주는 '포터 로봇', 물건 값을 미리 계산해 주는 '쇼핑 카트 로봇' 등의 AI 로봇을 이번 행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의 TV에도 ‘씽큐’ 브랜드가 붙는다. AI 기술을 접목했다는 의미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될 2018년형 LG전자 프리미엄 TV는 음성 명령만으로 외부 기기와의 연결, 구글의 정보검색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 웅장한 ‘올레드 협곡’ > LG전자가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 전시장 입구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이어붙인 ‘올레드 협곡’을 설치했다. 55인치 곡면 올레드 246장이 사용됐다. 자연의 경이로움이라는 주제로 협곡, 빙하, 폭포, 숲 등의 자연 경관을 상영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 웅장한 ‘올레드 협곡’ > LG전자가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 전시장 입구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이어붙인 ‘올레드 협곡’을 설치했다. 55인치 곡면 올레드 246장이 사용됐다. 자연의 경이로움이라는 주제로 협곡, 빙하, 폭포, 숲 등의 자연 경관을 상영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더 화려해진 디스플레이

LG전자는 부스 입구를 55인치 디스플레이 246대로 제작한 ‘올레드 협곡’ 조형물로 장식했다. 가운데 길을 만든 뒤 양옆의 화면을 협곡처럼 올록볼록한 모양으로 꾸몄다. 빙하와 폭포, 협곡 등 대자연의 모습이 20억 개에 달하는 올레드 자발광 화소를 통해 재현된다. LG전자가 올레드 TV 시장의 강자라는 점을 조형물로 표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TV 신제품은 올레드와 LCD(액정표시장치) 둘로 나뉜다. 올레드 TV 전략 모델엔 LG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화질 칩인 ‘알파9’가 들어간다. 이전 제품보다 명암비와 선명도, 입체감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LCD TV 라인업도 한층 다양해졌다. 신형 슈퍼울트라HD TV엔 '풀어레이 로컬디밍'이란 기술이 새로 적용됐다. 검은색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후면광판의 LED(발광다이오드) 광원을 부분적으로 점등하는 기술이다.

영국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과 협력해 만든 오디오 제품군도 관심거리다. 기존 제품보다 음질을 대폭 개선한 사운드바와 포터블 스피커,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LG 씽큐 스피커’ 등이 메리디안의 소리를 담는다. 스마트폰 전시존에서는 '라즈베리 로즈' 색상을 입은 LG V30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한창희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공지능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게 LG전자의 목표”라며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 제품군을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