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중 '최고 인기'…빛 비추면 에우로페 초상 나타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새 50유로짜리 지폐 사용이 시작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현지시간)부터 새 50유로 지폐의 유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크기는 가로 140mm·세로 77mm다

50유로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유로화 지폐의 46%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인기가 많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0유로짜리 지폐는 90억 장에 달해 5유로와 10유로, 20유로 지폐를 다 합친 숫자보다 많다.

ECB는 신권과 함께 구권도 법정통화로서 유통을 이어가면서, 단계적으로 유통 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새 50유로짜리 지폐는 에메랄드빛으로 새겨진 50 숫자 위 워터마크에 빛을 비추면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신이 황소로 둔갑해 납치한 페니키아 공주 '에우로페'의 초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처를 강화했다.

지폐 끝 홀로그램 위에서도 에우로페의 초상을 볼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은 빛을 비추면 투명하게 변한다.

지폐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각인쇄 부분이 포함됐다.

이번 새 지폐는 순면섬유지로 만들어졌다.

통상 지폐 제조 시 사용해온 수지는 뺐다.

수지는 양초나 비누를 만드는 데 쓰는 동물 기름을 말한다.

앞서 영국에서는 새 5파운드짜리 지폐에 수지가 들어가 채식주의자와 종교인들 사이에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디지털 시대에도 현금은 우리 경제에 필수적인 요소로 남아있다"면서 "ECB의 조사에 따르면 유로존 거주자들은 매장에서 결제할 때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전체의 4분의 3에 달했다"고 말했다.

ECB는 2015년 10월∼2016년 7월 유로존 17개국 거주자 6만5천281명의 일일기록을 기반으로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응답자들은 슈퍼마켓이나, 내구재 매장, 바, 레스토랑, 시장 등에서 한 모든 결제를 기록하도록 요구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