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기업들이 시행하는 배당은 50%만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계산할 때 인정받을 수 있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투자, 배당, 임금 증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시행하지 않는 기업에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로 2017년 말까지 한시 운영된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기업소득환류세제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부가 당초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은 배당액의 80%를 인정하도록 했으나, 국회 처리 과정에서 50%로 더 축소됐다. 다만 임금증가액의 가중치는 정부안과 동일하게 150%로 높아진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후 기업들이 투자나 임금 증가보다 배당만 크게 늘렸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치권은 배당 가중치를 정부안보다 더욱 줄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공금 유용 논란으로 불거진 ‘조세회피 목적 법인’에 대한 과세도 강화된다. 부동산임대업 등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가족회사의 접대비 한도가 현행 12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낮아진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분식회계를 통해 매출을 부풀려 과도하게 낸 법인세를 나중에 돌려받는 것도 금지된다. 이미 납부한 세금으로 해당 회사가 내야 하는 법인세를 5년간 대신 납부하다가 그래도 남으면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과도하게 낸 세금의 20%까지만 납부세액에서 공제하고 남는 금액이 있어도 환급은 해 주지 않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의 사후 관리 요건도 정부안보다 강화된다. 당초 정부는 중소기업을 물려받은 오너들이 공장 등 사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하면 나중에 상속세를 추징하도록 돼 있는 현행 세법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원활한 구조조정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특혜라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해당 조항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