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포럼, 서울·경기 295개 기업 조사
평균 창업 자금 3천100만원…절반이 모바일 분야

수도권 지역 스타트업(신생벤처) 10곳 중 4곳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포럼(KSEF)이 발표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백서'에 따르면 올해 4∼5월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스타트업 295곳과 지원 기관 30여 개를 조사한 결과 회사 소재지로는 강남구가 39%로 가장 많았고, 성남시가 22%로 그 뒤를 이었다.

스타트업이 강남구에 집중된 데는 인프라 환경이 크게 작용했다.

강남구에는 아시아 최초의 구글 캠퍼스를 비롯해 스타트업 지원 기관들이 몰려 있다.

강남구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이벤트는 연간 3천회 이상이며, 협업 공간 방문자도 10만 명을 넘는다.

백서 편집자인 백상훈 경성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스타트업이 도심에 집중되는 현상이 강남구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스타트업에는 투자와 네트워크가 가장 필요한데 현재는 강남이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백서'에는 한국의 스타트업 현황을 글로벌 4개 도시(실리콘밸리·싱가포르·런던·텔아비브)와 비교·분석한 내용과 전문가 인터뷰 등이 담겼다.

조사는 초기 투자를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평균 창업 자본금은 2만7천달러(3천150만원)였고, 2.7명이 같이 창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의 51%는 모바일 인터넷 기업이었다.

평균적인 창업자의 프로필은 공학 전공(52%)의 30대(49%) 남성(92%)으로 나타났다.

창업자의 30%는 영어 사용이 가능했다.

석박사 이상 고학력자 창업 비중은 2014년 18%에서 올해 35%로 뛰어 실리콘밸리(35%)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외국 유학 경험자들이 대거 창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성 창업자 비율은 9%로 실리콘밸리(24%)보다 낮지만, 여성 직원 비율은 32%로 실리콘밸리(29%)보다 높았다.

반면 외국인 직원 비율은 17%로 실리콘밸리(45%), 싱가포르(52%), 런던(53%)에 크게 못 미쳤다.

투자 유치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년 미만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건수는 2014년 51건에서 지난해 88건으로 73% 증가했고, 2∼3년 된 기업에 대한 투자 건수도 32건에서 58건으로 81% 늘었다.

포럼 측은 매년 '스타트업 생태계 백서'를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제작해 홈페이지(ksef.biz)를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포럼은 올해 3월 국내 주요 스타트업 관련 기관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결성했다.

포럼에는 K-ICT본투글로벌센터, 구글캠퍼스 서울,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네이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등이 참여했다.

공동 백서 편집자인 투자전문업체 빅뱅엔젤스 황병선 대표는 "한국은 정부의 시장 지향적인 정책 지원에 힘입어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하고 있다"며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여성 창업자 등 다양성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