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간 행사를 준비해 온 유통업체들이 총공세에 나선다.

다양한 세일과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실적을 훨씬 뛰어넘는 성적표를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당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가운데 매출 1위(약 317억 원)를 기록했던 이랜드는 작년 행사가 끝난 직후부터 올해 행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이랜드·스코필드·프리치를 비롯해 이랜드 차이나 브랜드 20개가 참여해 다양한 제품을 50% 이상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21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실적이 지난해의 2배 수준이라고 이랜드는 설명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 원 이상이다.

최종양 이랜드 차이나 사장은 "알리바바 그룹과 3년째 협업해오고 있는데 올해도 중국 고객의 수요에 맞춰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동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은 알리바바의 소셜커머스 플랫폼 '쥐화수안'에서 지난달 31일 광군제 사전 행사를 열었는데 홈쇼핑 형식의 아동복 방송에서 2시간 동안 실시간 시청자 18만 명, 누적 시청자수 30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유명 아역배우와 함께 제로투세븐의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을 소개하는 생방송도 진행했다.

제로투세븐은 광군절 행사 당일에도 각종 유아동 의류를 시간대마다 할인 판매하는 '타임세일'을 진행하고 다양한 사은품과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브랜드도 중국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에뛰드하우스의 경우 드로잉 아이브라우와 마스크시트를 묶은 세트 상품을 기획했는데 지난달 21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후 일주일 만에 7만 개가 넘는 주문이 몰려 티몰 화장품 부문 판매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광군절에도 일찌감치 동났던 상품이다.

이니스프리 역시 행사 기간 마스크 시트 할인 행사와 견본품 증정 행사를 벌인다.

한방 샴푸 려(呂)의경우 광군제 기획세트를 10만 세트 한정판매하는데 이미 6만4천 세트 이상이 팔려나갔다.

CJ제일제당은 '먹는 화장품'으로 불리는 이너뷰티 상품인 '이너비'를 내세워 3억 원 이상의 예약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2013년부터 티몰 광군제 행사에 참여한 미샤는 지난해 2천120만 위안(약 35억 원)을 벌어들였는데 올해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샤는 올해 티몰 외에도 주메이·VIP 등 다른 유통채널 광군제 행사에 참여하고, 베이징(北京)·톈진((天津)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할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유통업체들도 광군제 대목을 잡기 위해 나선다.

롯데닷컴은 중국 구매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롯데닷컴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상품 위주로 약 500여 가지 품목을 선보인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라빠레트를 비롯해 류케이웨이브·톰앤래빗·파크론·녹차원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글로벌 롯데닷컴은 광군제 당일 한국 중소기업의 미용·의류·잡화·가전 등 500여 가지 품목을 해외 직판(직접판매) 형태로 팔아 약 2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쇼핑 사이트 티몬도 광군제 덕에 해외 직판 부문 매출이 10월의 7배 이상까지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현재 중국 티몰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 직판에 나서고 있는데, 티몰글로벌 사이트에 입점해 600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티몬은 올해 광군제 기간 한국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할인 가격에 소개하고, 다양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중문 사이트에서 구매한 고객 중 11명의 고객을 추첨해 총 3천3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한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온라인몰에서 '광군제 3배 행운을 잡아라' 이벤트를 열고 다음 달 10일까지 중국 현지 시각으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3천333명에게 11달러의 적립금을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구매 고객 대상으로 총 1천111명에게 적립금 100만 원과 아이폰7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열고, 갤러리아면세점은 온라인 중국몰에서 14일 111달러 이상 구매할 경우 11만 원을 추가로 증정하는 행사를 벌인다.

광군(홀아비·독신남)제는 1이 4개 겹치는 데서 유래한 '독신자의 날'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이날 하루 온라인 쇼핑몰 할인행사를 벌이면서 최근에는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자리 잡았다.

한국·일본 유통업체들까지 나서서 할인 행사에 참여하면서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은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이도연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