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수출이 8월 들어서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우 저조했던 1년 전과 비교해 수출액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여전히 감소세인 것으로 분석돼 '최장 마이너스 기록'이 20개월로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6억9천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었다.

다만 8월 1∼10일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 같은기간(7일) 보다 1.5일이 많았다.

이같은 영향을 제외하면 실제 전년동기대비 수출액은 4.2% 줄었다는 분석이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지난 6월에는 수출액 감소 폭이 1년 만에 가장 작은 -2.7%로 좁혀지며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7월 들어 다시 -10.2%로 확대됐다.

정부는 8월 수출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세계 교역량이 점차 늘고있는데다, 8월 전체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이나 많은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국제유가 회복세가 애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이 붕괴되며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1,095.4원으로 내려간 것도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폼목별 수출을 보면 반도체(18.8%), 액정디바이스(2.7%), 자동차부품(41.3%), 가전제품(55.3%), 승용차(20.1%)는 늘었지만, 무선통신기기(-2.8%), 석유제품(-41.5%), 유선통신기기(-51.7%)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9.2%), 미국(11.4%), 유럽연합(EU·63.1%), 홍콩(80.1%), 일본(21.2%) 등지로 수출이 증가했지만 싱가포르(-58.8%) 등은 감소했다.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