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건에 유동성 확보 본격화?…증권가 설왕설래

아시아나항공이 9개월 만에 회사채 발행 시장 문을 두드린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항공기 추가 확보에 그룹 재건 이슈까지 겹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확보 작업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말께 운영자금 목적으로 500억~1천억원어치의 회사채 공모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ABS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ABS 발행 구상단계로 구체적인 물량은 정해놓지 않았다"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재건 이슈에 항공기 투자까지 겹치면서 자금 조달을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시장은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결국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하반기에 A380 항공기 2대(5천억원 상당)를 금융리스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부채비율 등 재무 구조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선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금융리스 등 투자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의 3월말 현재 부채비율(별도 기준)은 981%에 달했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재무부담 확대 등 위험이 가시화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현 신용등급은 BBB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4천600억원의 회사채도 부담이다.

신용악화가 가시화되면 차환 발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내달말 발행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에 기관 투자자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단 발행이 되면 국적 항공사로서 높은 인지도와 고금리 조건 때문에 개인 대상으로 채권을 파는 리테일(소매) 시장에서는 선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