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충당금 부담이 커진 은행 자회사를 돕기 위해 금융지주사들이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3월과 4월 각각 1100억원, 1500억원 등 총 26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하반기에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은 법정관리 신청이 임박한 STX조선해양에 대한 위험노출금(익스포저)만 1조3000억원 규모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지주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까지 농협은행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조선·해운업 등 5대 취약업종에 집중된 농협은행의 부실채권을 일제히 정리하겠다는 '빅배스(Big Bath)' 방침을 밝혔다.

또다른 구조조정 대상으로 떠오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전체 익스포저가 23조원에 달할 정도로 업황이 바닥으로 추락한 조선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여신 비중은 상당하다. 현재 수출입은행이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6조3000억원, 농협은행이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하나은행(8250억원), 국민은행(6300억원), 우리은행(4900억원), 신한은행(2800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전체 대출규모도 2조2000억원을 웃돈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조7000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KB금융지주는 이달 들어 현대증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60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1조29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초 60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또 찍어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