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척당 120억 내던 로열티 절감 가능…"수주경쟁 우위 기대"

대우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시스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LNG 운반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건조한 경험을 토대로 독자적인 LNG 화물창 시스템 'DCS16(DSME Cargo Containment System 16)'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대우조선은 외국에 지불하던 척당 120억원 상당(선가의 5% 수준)의 로열티 절감을 통해 탁월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주 경쟁에서도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으며 선주 입장에서도 발주 시 기존 시스템과 DCS16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선을 건조하면서도 핵심 기술인 화물창 시스템 기술에 대해서는 해외업체에 상당한 금액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용해 왔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대우조선 중앙연구원은 "20여년동안 100척에 가까운 LNG선 건조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자체 연구 성과 등을 접목해 개발된 이 시스템은 기존 기술보다 품질,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DCS16은 국내·외 선급들로부터 이미 제약조건 없는 설계승인(General Approval)을 받았으며 국제해사기구(IM0)의 최신 IGC(International Gas Code) 규정도 충족했다.

DCS16은 선주사 등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대우조선은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 기업 셸(Shell)사가 자사 LNG 프로젝트에 DCS16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식 승인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은 "DCS16이 시장에 안착하면 해외업체에 지급하던 로열티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기술 판매 등을 통한 인증료 수익도 추가로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DCS16 개발을 계기로 LNG 화물창 시스템 관련 사업 분야도 확장하고 있다.

DCS16을 채택하는 선주 및 용선사에 기존 시스템보다 강화된 품질보증, 보험을 제공할 예정이며 기존 시스템의 수리 라이선스를 가진 자회사 디섹을 통해 수리 및 점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 주요 수리조선소와 제휴해 서비스망을 확대하고 긴급 수리 서비스 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은 주요 선급 및 LNG 관련 기업과 협력해 DCS16 품질보증과 점검, 자재 승인을 담당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절차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우조선 중앙연구원장 엄항섭 전무는 "산학연 전체 상생을 위해 국내 중소 조선소 및 기자재 업체, 연구기관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