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고속성장에도 부채 증가세는 더 가팔라…그림자 금융도 문제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국의 부채 문제가 드러난 통계 수치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의 총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40∼270% 수준으로, 10년 전 부채규모인 150%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미국CNBC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절대적인 부채규모는 GDP 대비 300% 상당의 빚을 지고 있는 미국에 비해 적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이 기간 중국의 경제가 고속 성장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부채규모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늘어난 셈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니컬러스 버론 방문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이 같은 종류의 부채 증가는 금융시장 요동에 따른 것이었다"며 "하지만 중국의 경우 이 기간 GDP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금융'도 위험 요인이다.

지난달 무디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총차입투자(레버리지) 규모가 늘었으며 그림자 금융 부문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의 사회융자총량(TSF)은 15조 위안(약 2천70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그림자 금융까지 더하면 그 액수는 더 커질 전망이다.

마이클 테일러 무디스 아시아·태평양 부채 담당 상무는 "사회융자총량에 빠르게 커지고 있는 그림자 금융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사회융자총량은 레버리지의 진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일반적인 자본주의 경제가 아니므로 과도한 부채 문제와 이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을 걱정할 필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렉 시저스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중국) 금융 시스템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지시에 따르는 것"이라며 "중국 금융위기를 점치는 것은 중국 경제와 정치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