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실 여신 늘어 은행 건전성 악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1일 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은행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주례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작년 말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총여신액 대비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80%로서 2010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며 이처럼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9%에서 2012년 1.33%로 떨어졌다가 2014년 1.55%, 2015년 1.80%로 다시 상승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총대손충당금 잔액/고정이하여신)은 2010년 108.5%에서 2012년 159.0%로 올랐다가 2014년 124.0%, 2015년 112.0%로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높을수록 기업 부도 등과 같은 손실이 발생했을 때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진 원장은 "이처럼 은행 건전성이 나빠진 것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부실 여신은 증가한 반면, 대손상각이나 매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작업은 저조했던 데 기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은행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경우 실물부문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경제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속한 기업구조조정과 함께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조속히 정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내부 유보를 확충하도록 유도해 위기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