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설문조사…가계 39% "경제 불확실성 크면 현금 늘리겠다"
1천만원 이상 현금 보유한 중소기업의 58%는 음식·숙박업

가계 5가구 중 2가구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현금 보유액을 늘릴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는 평균적으로 30만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고령층일수록 현금 보유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작년 10월26∼11월20일 전국의 1인 이상 가구의 가구주 1천100명과 종사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1천100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계가 거래나 예비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평균 30만1천원이다.

특히 가구주가 50대(40만원)와 60대 이상(39만원)의 가계에서 현금 보유 규모가 컸다.

60대 이상의 월소득 대비 현금보유액 비율은 16.4%로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고령화 진전이 화폐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5만원권 지폐를 보유하는 이유를 3개까지 복수응답으로 파악한 결과, 일상적인 물품·서비스 구매가 78.6%가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76.8%), 휴대·사용의 편의성(67.3%), 저금리(28.2%), 비상시 대비(20.4%) 등의 순이다.

5만원권의 평의성에 대해선 가치저장수단으로서 예비적 용도가 84.1%로 거래적 용도(68.2%)보다 높았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이 예비적 용도뿐 아니라 거래적 용도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보유 현금을 늘리겠다는 가계의 비중은 24.5%로 파악됐다.

또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보유 현금을 늘리겠다는 가계는 38.7%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 등으로 가계의 불안 심리가 커질 경우 현금 보유량이 늘면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설문 당시 가계주가 지갑이나 호주머니에 소지한 현금은 평균 11만6천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27%는 비상시에 대비해 집, 사무실 등에 예비용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 가구의 평균 보유규모는 69만3천원이다.

예비용 현금의 종류별로 구분하면 5만원권이 80.7%로 비중이 가장 크고 연령대별로는 50대와 60대가 각각 81만3천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가계의 월평균 현금 지출액 80만8천원 가운데 52.8%(42만3천원)는 사적이전, 경조금, 종교기부금 등 개인간 거래에 쓰였다.

기업의 경우 100만원 미만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76.6%나 되고 1천만원 이상 보유 기업은 3.2%에 불과했다.

1천만원 이상 현금을 보유한 기업 중 음식·숙박업이 58.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도소매업은 16.1%, 운수업은 12.9%를 각각 기록했다.

기업의 41.3%는 예비용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예비용 현금에서 5만원권과 만원권 비중은 각각 40.9%, 50.4%로 비슷했다.

경제 여건이 바뀌면 현금 보유액을 추가하겠다는 의향은 가계보다 약했다.

금리 하락이나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시 현금 수요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각각 14.5%, 19.3%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