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이천금융센터의 조슬기 사원(27)은 2013년 리테일서비스(RS)직군으로 입행했다. 창구영업직인 RS는 일반직 사원에 비해 급여를 덜 받는다. RS직군 출신이 일반직군이 되려면 최소 9년이 걸리지만, 조씨는 입행 3년 만인 올해 초 일반직군으로 승진했다. 신한은행은 3년 연속 실적우수상을 받은 조씨를 전격 발탁했다.

은행권에 ‘발탁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성과가 좋으면 근무연수·학력·성별 등에 관계없이 고속 승진시키는 은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종합업적 평가대회’를 열고 8명의 직원을 특별 승진시켰다. 매년 3~4명을 특진시켰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지점장 4명, 부지점장 2명, 과장 1명, 행원 1명 등이 특별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슬기 씨를 포함해 여성 직원도 4명이나 포함됐다. 전찬옥 부산금융센터 부지점장도 그중 한 명이다. 전씨는 1983년 입행해 28년간 소매·자산관리 업무만 맡았다가 2012년 부지점장으로 승진한 뒤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RM에 자원했다. RM은 원거리 출장, 잦은 야근 탓에 여성 직원이 맡기를 꺼리는 직책이다. 전씨는 이 분야에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베스트 RM’으로 뽑힐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비정규직 출신인 유미라 강북금융센터 대리도 올해 일반직 4급 과장으로 특진했다. 유씨는 2001년 비정규직 텔러(창구직)로 입행했다. 1년 만에 정규직(일반직 6급) 시험에 합격한 그는 지난해 과장, 차장들을 제치고 5급 직원 중 최초로 ‘최고 자산관리(WM) 직원’으로 뽑혔다.

우리은행도 지난 23일 프라이빗뱅킹(PB)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낸 김광훈 대치역지점 부지점장을 지점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등 4명의 성과우수자를 특별 승진시켰다. 하나은행은 지난 17일 6명의 행원급 직원을 1직급씩 승진시켰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