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를 등지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정통 관료의 꿈을 품고 공직에 발을 디뎠지만 ‘더 이상 공무원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기획재정부의 박모 서기관은 지난 5월 퇴직하고 두산그룹 상무로 취업했다. 행정고시 46회 출신인 그는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대외경제 경제정책 국제금융 등의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기재부 내에서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동기 중에선 승진도 빨랐다. 하지만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준비기획단 업무를 끝으로 두산그룹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두산에는 문홍성 부사장(기재부 출신)과 이헌석 상무(금융위원회 출신)가 근무하고 있다.

올 들어 기재부를 나온 공무원은 열두 명에 이른다. 사무관(5급) 두 명, 서기관(4급) 네 명 등 과장급 이하가 여섯 명이다. 부이사관(3급)과 이사관(2급) 이상 고위 공무원이 세 명씩이다.

다른 부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금융위의 한 사무관은 두달 전 삼성카드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서기관도 지난달 삼성카드 상근자문역으로 이직했다. 또 다른 공정위 서기관과 금융감독원 테마기획조사팀 직원은 법무법인 광장의 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