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7월 보험금 청구가 줄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던 보험사들이 최근 계약자들의 병원 치료비가 다시 늘어나자 한숨을 쉬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A손해보험사의 하루 평균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9000~1만건이지만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엔 7973건, 7월에는 7577건으로 감소했다. 메르스 때문에 계약자들이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면서 보험금 청구도 덩달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8월 들어선 보험금 청구 건수가 급증세로 돌아섰다. A보험사는 지난달 15영업일 동안 실손보험 계약자로부터 8416건의 보험금 청구를 요구받았다. 하루 평균 보험금 청구액은 33억7000만원으로 지난 6월(29억2000만원)과 7월(28억4000만원)에 비해 많았다.

보험업계는 입원 이후 보험금 청구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9~10월에는 평소보다 보험금 지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명 ‘나이롱 환자’는 보험료 상승의 원인으로 선량한 계약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