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금융실명제 20년'] 실명제·하나회 척결...'최고의 치적' 자부
20년 전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노환으로 최근 건강이 많이 나빠졌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사진)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 회복했지만, 당분간 입원을 지속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병원에 있다”며 “다만 누굴 만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소장은 금융실명제에 대해 “아버지가 대통령 재직 시절 하나회 척결과 함께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발표 당시엔 여론과 언론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깜짝쇼’란 많은 비판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정도의 혼란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금융실명제라는 엄청난 개혁정책을 시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계셨다”고 전했다.

최근 정치권의 차명계좌 금지 법안 움직임과 관련해선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무기명채권 허용 등 실명제 관련 법안이 일부 후퇴한 부분이 있는데, 1993년의 실명제 원안을 복구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