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기아차가 작년보다 차를 더 팔고도 수익성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악재 해소, 주간 2교대 조기 정착 등이 해결 과제로 꼽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분기 현대·기아차는 경기 침체 및 수입차 공세로 내수에서 고전했으나 해외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187만 대를 팔았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판매가 소폭 감소했으나 중국시장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 세계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1분기 수익 줄어드나?
중국에선 39만8283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29만1262대로 작년 동기보다 3.4%, 유럽은 18만7089대로 1.2% 감소했다.

판매대수는 늘어났어도 '원고 엔저'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3월부터 국내 공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6주째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4만1000대(8200억 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손실 금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만일 주말 특근 문제를 놓고 노사 간 불협화음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생산성 저하 및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고 엔저 영향이 길어지거나 국내 공장의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출 시장에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판매 부진과 생산차질 여파 등이 겹치면서 현대·기아차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1분기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이익의 평균추정치(컨센서스)는 각각 1조9000억 원과 7500억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차는 전년 1분기 대비 8.3%, 기아차는 6.7% 하락한 수준이다. 매출은 각각 20조8000억 원, 11조4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변동 요인과 최근 미국발 리콜 충당금 등이 실적 악화에 일부 영향을 끼칠 것" 이라며 "주간 2교대제 시행과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 손실 등도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북미지역의 연비과장 소송 충당금과 환차손 등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 지난 4분기 현대차는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8318억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 하락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사상 최대치인 3조5223억 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1% 감소한 4042억 원에 그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