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본격적으로 투자상품이 다변화된 원년으로 볼 수 있다. 기존 투자상품시장이 펀드 위주였다면 주식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브라질채권, 장기국고채, 채권랩, 소매채권 등에 대한 투자가 일반화되면서 투자상품의 저변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2013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 저금리시대 투자 트렌드의 변화 △대외 불확실성과 유동성 확대 효과 △세제 개편에 따른 절세전략 등이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다.

○저금리 시대 투자 트렌드

선진국은 중장기적인 정부 부채 증가에 따라 재정 정상화를 단기에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머징국가들의 경제성장률도 하락하면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도 내년에 완만한 회복이 기대되긴 하지만, 가계부채 부담 속에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 저성장 및 저물가 등의 영향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의 수익률 악화를 경험한 데다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이 보수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수익률 향상 욕구는 지속될 것이다. 결국 안정성을 겸비하면서도 포트폴리오 투자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투자상품에 대한 편입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유형의 상품군을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해외채권형펀드, 주가가 조정을 보이더라도 일정 조건 충족시 미리 정해진 기대수익률 달성이 가능한 ELS(ELF/ELT), 분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자산배분형상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유동성 확대에 대비한 투자전략 필요

내년 상반기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하는 동시에 불확실성 완화시 유동성 확대 효과에 대비하는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상반기엔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 이탈리아 총선 등 주요 국가들의 불확실성이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이 기존 재정 긴축안을 완화하면서 재정절벽 위험이 낮아지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영향력 확대와 독일의 총선 등으로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의 재구성이 본격화되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기점으로 소비 촉진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실물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3차 양적완화(QE3), 유로존의 무제한 국채 매입(OMT), 일본의 양적완화 등에 따른 유동성 확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험자산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국내주식형펀드, 주식랩, 금 중심의 원자재 투자상품 등이 이에 속한다.


○세제개편에 대응할 투자상품

내년 세제개편도 금융상품 투자와 관련한 핵심 이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년 세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하향 조정(4000만원→3000만원), 저축성 보험차익에 대한 수익금 인출시 과세, 물가연동채권의 원금상승분 과세(2015년부터), 세제 혜택 장기적립식펀드와 비과세재형저축 도입 등이다.

세제 개편에 대응한 절세형상품 패키지는 내년 재테크의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다. 물가연동국채와 브라질채권을 비롯한 분리과세 및 비과세 채권, 400만원까지 연말정산 혜택이 가능한 개인연금저축상품, 저율로 분리과세되는 인프라펀드와 유전펀드 등 절세형 상품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점별 펀드 전략은

국내주식형펀드 전략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구분하되 조정시 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이익 규모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횡보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또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및 풍부한 국제 유동성 등으로 연기금 및 외국인의 주식 매수 여력이 보강되면서 해외 증시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재정절벽 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나, 하반기에는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국내외 경기 모멘텀 회복 등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상반기에는 자산배분형, 가치형, 배당형 등 방어적인 스타일 전략이 유망하다. 그리고 하반기로 가면서 성장형, 중소형주형, 주식랩상품 등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망해 보인다.

해외채권형펀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 및 유로존 리스크의 재부각 가능성 등이 해외채권의 금리 스프레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내년 1분기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및 미국 부도율 하락 등을 고려할 때 해외 하이일드 채권 및 이머징국가 채권의 높은 쿠폰금리에 따른 중장기 투자매력은 유효해 보인다.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중국A주펀드의 가격메리트 부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자재펀드 중에서는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일 뿐만 아니라 위험회피 자산으로서 금펀드의 투자매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내년은 1분기를 전후해 주요 이벤트들이 집중돼 있어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지만, 이에 따른 주가 조정은 투자자산에 대한 좋은 진입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선진국의 디레버리징 압력 및 만성적인 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저성장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

투자상품 대상이 다변화되고 있어 다양한 상품에 대한 금융지식을 높여야 하며, 분산투자 원칙에 근거한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 상품전략팀장 youl1004@hana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