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프로슈머 시대.’

한정된 에너지를 보다 ‘잘 쓰는’ 기술이 돈이 되는 시대가 왔다. 정보기술(IT)이 에너지 산업에 접목되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생긴 변화다. 석유 석탄 가스 등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소비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세계 주요 국가들도 에너지 소비 관련 연구·개발(R&D)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다.

○“K멕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먹거리”

3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글로벌R&D포럼은 이 같은 미래 에너지 R&D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이 주관한 이번 포럼의 주제는 ‘미래 에너지 그리드(Future Energy Grid)’. 국내외 5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각국의 다양한 에너지 R&D 흐름을 압축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R&D전략기획단은 ‘K멕(K-MEG)’을 소개했다. K멕은 지난해 7월부터 전략기획단이 삼성물산 등 80여개 기업 및 연구기관과 함께 연구개발 중인 에너지효율통합솔루션이다.

기존 전력망에 IT를 접목해 에너지 공급과 소비의 최적화를 이루는 기술인 스마트 그리드, 소용량 전력저장시스템인 분산 전원 등 에너지 사용 기술을 융합해 기존 에너지 사용량의 30% 이상 절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상용화까지 1100억원의 R&D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황창규 R&D전략기획단장은 “K멕은 에너지 효율을 개별적으로 추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작게는 마을, 크게는 산업단지나 대도시 등을 단위로 에너지 흐름을 통합관리하는 기술”이라며 “에너지뿐 아니라 IT, 제조, 건설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 서울 구로산업단지 등 국내뿐 아니라 미국 UC버클리와 핀란드 VTT연구소 등에 K멕 실증단지가 운영 중이다.

○에너지 공동체 뜬다

해외 연사로는 일본 전력IT계통업체인 d스페이스재팬의 아리마 히토시 사장과 독일 다름슈타트대 공과대학의 루츠 스타이너 연구원이 나섰다. 아리마 사장은 일본 혼슈의 ‘요코하마 스마트 시티’를 소개했다. 그는 “요코하마 스마트 시티는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 및 소비하는 스마트 하우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커뮤니티”라며 “산과 강 같은 자연 환경과 함께 인간의 삶과 건물, 길 등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이너 연구원은 “독일은 2020년까지 전체 전력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균일한 생산 및 사용을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반성장을 주도하는 R&D를 주제로 첫 회를 장식한 글로벌R&D포럼은 올해부터 중요 산업별로 나뉘어 개최된다. 다음달 5일과 13일에는 각각 ‘주력 산업 R&D’와 ‘융합 산업 R&D’를 주제로 열린다.


◆ 에너지 프로슈머

energy prosumer.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결합한 말로,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까지 하는 경제주체를 뜻한다. 정보기술(IT),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의 발달로 가정 기업 산업단지 등도 에너지 프로슈머의 역할을 갖게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