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TF는 한마디로 상장된 인덱스펀드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특정 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이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는 형태를 지닌 상품이다. 국내에는 2002년 코세프200 등이 상장된 이후지속적으로 시장규모와 상품 수가 증가해 6월 말 현재 약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코스피200 등 시장지수 추종형,시장방향과 반대로 가는 인버스(inverse)형,시장 수익률의 2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leverage)형,정보기술(IT) 등 특정 섹터를 추종하는 섹터형,블루칩 등에 집중 투자하는 특정 스타일형,국고채 및 통안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등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앞으로는 원 · 달러 환율과 연계된 ETF,MMF와 유사한 단기자금 ETF 등 다양한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실시간 순자산가치 확인 가능

ETF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ETF가 가진 특성을 잘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TF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인덱스 펀드이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장중에 매매된다는 점이다. 실시간으로 순자산가치가 공개되므로 일반펀드보다 훨씬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펀드를 매매할 수 있다. 일반 인덱스 펀드는 오후 3시 이전에 가입하면 당일 종가가 반영된 기준가로 가입이 되므로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 3시 이전에 환매하면 신청 다음날 종가로 환매돼 하루 동안 가격위험을 져야 한다. 운 좋게 환매 다음 날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 좋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자신이 원하는 수익률보다 낮은 가격에서 환매해야 한다. ETF는 장중에 언제든지 매매가 되므로 원하는 가격에 사고 팔 수 있어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또 ETF는 보수가 저렴하다.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의 보수는 2% 수준이다. 반면에 ETF 보수는 대부분 연 0.3~5% 수준이다. 주식형 펀드로서 0.5% 이하 수준의 펀드는 ETF가 유일하다.

장기투자를 할 경우 낮은 보수는 복리효과로 인해 더 큰 수익률로 투자자에게 돌아온다. 주식처럼 거래되지만 적립식으로 투자하기 편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코세프200을 매월 특정일에 1주 단위(현재 약 2만원)로 매수만 하면 적립식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수가 많이 하락했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더 사면 된다. 매매 주문이 번거롭다면 일부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는 ETF적립식 자동서비스에 가입하면 된다. 이런 장점들을 활용한다면 ETF투자자들은 일반적인 펀드가 주는 수익률 이상을 창출할 수 있다.

◆핵심 · 위성 전략 등 다양한 기법 활용

구체적으로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ETF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전략으로는 핵심(core)-위성(satellite) 전략,여유현금투자전략,롱-쇼트(long-short) 전략,단기매매 전략,섹터 로테이션 전략 등이 있다.

핵심위성전략은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ETF 포트폴리오를 핵심 포트폴리오와 주변부 포트폴리오로 가져가는 운용전략이다. 핵심포트폴리오는 코스피200 등 시장지수에 연동되는 ETF에 투자하고 위성 포트폴리오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 추구를 위한 섹터나 스타일 해외ETF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핵심 포트폴리오와 위성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투자하는 이유는 자신의 위험선호도와 기대수익에 적합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투자자이고 위험선호도가 높지 않다면 시장 ETF로 구성된 핵심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지게 되고 공격적 투자자일수록 위성 ETF의 비중이 올라가게 된다.

여유현금투자전략은 주식투자 계좌에 남는 여유 현금이나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고 투자할 종목이 마땅히 없어 투자하지 못한 여유현금이 있을 경우에 쓸 수 있는 전략이다. 통안채 ETF나 향후 상장 예정인 단기자금 ETF를 활용하면 본격적인 투자 전까지 추가적인 이자소득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롱-쇼트(long-short)전략은 시장 대비 초과수익이 기대되는 ETF를 매수하고 매수한 포지션을 헤지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IT)섹터가 유망하다고 판단된다면 IT섹터 ETF를 매수한 다음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수익률을 내는 인버스 ETF도 매입하는 방식이다. 섹터 자체에 대한 위험과 시장이 가진 위험 중 시장이 가진 위험은 헤지를 하고 섹터 자체에 대한 위험만 안고 초과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단기매매전략은 시장 상승이 예상되면 레버리지 ETF를 이용해 시장수익률 두 배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하락이 예상되면 인버스 ETF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하루 이상 보유 시 수익률의 움직임이 원하는 두 배의 수익률이나 하락수익률과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섹터나 스타일 로테이션 전략도 가능하다. ETF는 국내의 웬만한 업종별로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유망한 업종별로 로테이션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일반 주식은 전망이 좋은 업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을 일일이 사야 했지만 ETF의 경우는 업종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ETF는 인덱스펀드의 장점과 매매의 편리함을 동시에 갖춘 투자자 친화적인 상품으로 일반투자자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적으로 펀드 투자에 비해 잦은 매매 유혹을 느낄 수 있어 과도하게 매매하다 보면 매매회전율이 상승하고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가 ETF의 장점 및 편리함을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며 ETF를 통한 적립식 매수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활용가치가 높은 투자방식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윤주영 우리자산운용 ETF운용팀장

Jooyoung.Yun@woori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