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개社 직원 83만여명…5년 전보다 2% 감소

최근 5년간 국내 기업들의 매출은 계속 증가했음에도 고용은 감소추세가 이어지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20일 지난 2005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과 직원 수 비교가 가능한 유가증권 상장사 54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매출은 매년 최소 6% 이상 증가세를 보였지만 고용은 오히려 해마다 소폭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직원 수는 모두 83만1천731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0.2%가 줄었으며 5년 전보다는 2%나 줄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796조6천955억원으로 2005년보다 24%나 증가했다.

연도별 매출액은 2005년 603조4천663억원, 2006년 639조7천13억원, 2007년 675조6천413억원, 2008년 796조6천955억원 등으로 매년 6~18%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 말 현재 누적 매출액은 592조7천587억원을 기록, 연간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별로는 546개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2 정도인 318곳이 고용자 수가 5년 전과 같거나 줄었다.

대우전자부품은 5년 전 직원 수가 506명이었지만 올해 3분기 말 현재 101명으로 80% 감소했다.

삼익악기는 같은 기간 174명에서 89명으로 반토막났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로 삼성SDI는 9천819명에서 6천265명으로 줄어들었다.

직원이 증가한 기업 중 생체줄기세포 연구개발 기업인 알앤엘바이오가 2005년 29명에서 올해 159명으로 증가해 548%의 고용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NHN(363%), 티엘씨레저(256%), 웅진코웨이(251%)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 중에는 삼성엔지니어링(233%), STX(225%) 등의 고용 증가율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생산성 증가로 인해 매출 신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소 이근태 연구원은 "제조업체의 생산성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도 고용 효과가 수반되지 못하고 있고 고용 기여가 크지 않은 IT 업종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