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알짜 자산인 부산 신항만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핵심 자산을 팔아 부채비율을 낮추고 세계적인 조선 · 해운 시황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5월 개장한 부산 신항만 지분을 포함한 자산 매각 방안을 확정,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부산 신항만의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50%가량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되,나머지 지분 중 30~40% 이상을 팔아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부산 신항만의 자산 가치는 약 7000억~8000억원가량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이달 초 체결한 채권단과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이행하기 위해 곧 바로 부채 상환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기존 200%대였던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부산 신항만 지분 인수 후보로 홍콩 허치슨,싱가포르 항만공사(PSA),덴마크 APM터미널 등을 꼽고 있다.

부산 신항만은 69만4218㎡ 규모로 접안 수심이 18m에 이르는 대형 터미널이다.

한진해운은 해운시황 및 내부 자금사정 변화에 따라 부산 신항만 지분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도 추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부산 신항만을 포함해 총 13개의 전용터미널(국내 5개,해외 8개)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신항만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흐름이 악화돼왔던 한진해운의 재무구조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선박펀드에 16척의 선박을 넘겨 2300억원을 확보했고, 보유 컨테이너 3만2000개를 해외 장비운용사에 매각해 738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취산도 수리조선소의 지분도 일부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 신항만 지분 및 기존 자산 매각 등을 합쳐 한진해운은 최대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박민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