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중국법인의 화장품 생산실적이 5년 내 국내 본사를 추월할 것입니다. "(최경 코스맥스 상하이법인 총경리)

토요일인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시 봉현구 종합공업개발지구.공단 중심부에 있는 코스맥스 상하이법인 1층의 자동포장라인으로 발을 들여놓자 갓 생산된 크림로션과 립스틱의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검수작업이 한창이다. 양치연 상하이법인 공장장은 "올 들어 토 · 일요일에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않은 날이 며칠 안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평일 야간작업으로 교통편이 끊겨 귀가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근처에 전용호텔을 지정해둘 정도로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연장근로가 일상화된 상태다.

코스맥스 상하이법인은 모회사인 코스맥스(대표 이경수)가 100% 출자해 설립한 현지 법인.다양한 화장품을 개발,생산해 유명 브랜드 화장품 업체들에 공급해주는 화장품 전문 ODM(제조자 개발생산) 기업이다.

2004년 12월 국내 화장품 ODM 회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뒤 5년 만에 중고가 제품 전문생산을 통해 매출을 10배 이상 늘렸다. 중국 유력 화장품 업체인 자연당을 비롯,로레알과 뉴스킨 등 70여개의 세계적인 업체들이 이 회사로부터 화장품을 공급받고 있다. 최 총경리는 "본격 영업에 들어간 2006년에 17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매년 60~70%씩 성장해왔다"며 "올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 상하이법인의 경영실적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는 것은 중국 화장품 시장의 잠재력을 내다본 선투자 전략과 한류바람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브랜드 회사의 상당수가 한국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제품 홍보문구에 넣을 정도로 중국 중산층 여성들의 국산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높다는 것.

이와함께 철저한 사전 연구개발이 고속성장의 비결이다. 상하이법인 연구팀은 코스맥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유행 가능성이 높은 화장품을 한 달에 200여건 개발해낸다. 최근 모 현지 화장품 업체에 납품한 '블랙크림'은 당연히 하얀색을 기본으로 했던 크림컬러의 기본 개념을 뒤집은 제품으로,출시한 지 몇 개월도 안 돼 수십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최 총경리는 "외국 ODM 회사들의 경우 6개월 이상 걸리는 납기를 우리는 3개월 이내에 끝내고,애프터서비스까지 해준다"며 "미리 대금을 완납하지 않으면 물품을 공급하지 않는 '선결제 후납품' 원칙과 판매된 제품의 이상 여부를 끝까지 점검하는 '생애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성가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맥스는 주문물량 증가추세에 발맞춰 다음 달 기존 공장 바로 옆 1만3000㎡ 부지에 2공장을 착공,내년 상반기 중 완공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이 당초 독일 업체에 줬던 땅을 환수,코스맥스에 제공한 것이다. 고용창출과 세금납부 실적이 더 우수한 기업에 개발우선권을 준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었다.

회사는 5년 내에 한국 본사의 매출 목표 2500억원을 넘어선다는 청사진을 세워두고 있다. 이경수 대표는 "앞으로 중국인들의 소득이 8000~1만달러 수준으로 급성하게 되면 코스맥스 상하이법인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