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라인강 직선화 사업과 하천 바닥을 높이기 위한 보(洑) 건설사업이 1840년대부터 시작됐고 1970년대 말부터는 연간 20만~40만㎥의 모래와 자갈을 강에 뿌리고 있는 등 강의 수위를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이제야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홍수를 막고 수자원의 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둘러 4대강에 보를 설치하는 것이다. "(정동양 한국교원대학교 기술교육과 교수)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 2008년 12월이다. 지난 6월 정부는 단 6개월 만에 치수계획,환경영향평가 등 6개의 보고서 작성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한 가지 보고서를 만드는 데만 평균 1년씩 걸린다는 것이 토목 업계 및 학계의 상식이다. 환경영향평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4대강 살리기의 공학적 현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39회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은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과학적 · 공학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은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선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모니터링과 정책 조언을 하는 것은 물론 관련 법을 제정하고 유역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철저한 분석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검토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 나갈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보 설치의 효과를 놓고 대립됐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1980년대 보가 설치됐던 영산강,태화강은 최근 10여년간 매년 약 20억원의 준설예산을 투입했어도 강 바닥의 오염도가 생물이 살 수 없는 수준"이라며 "보 설치로는 수질 개선 및 오염 방지가 어렵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전경수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태화강은 보를 철거한 뒤 수질이 좋아졌고 한강 하류는 보를 새로 놓은 후 개선된 것으로 봐서 보가 수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며 "보를 놓아 하천의 유량을 늘어나게 하는 것이 오염물질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홍수예방 효과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전경수 교수는 "보를 놓으면 강의 수위가 높아져 홍수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홍수가 나면 보를 개방하기 때문에 준설작업에 따른 하상저하 및 홍수 예방 효과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창근 교수는 "홍수피해를 입는 지역의 3분의 2는 4대강 본류 인근이 아닌 지방 하천 근처"라며 "4대강 예산을 지방 하천 바닥을 준설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 관련 제기되는 각종 우려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