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에 보 설치 효과있나…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
"울산 태화강 보 철거후 수질 좋아져"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 2008년 12월이다. 지난 6월 정부는 단 6개월 만에 치수계획,환경영향평가 등 6개의 보고서 작성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한 가지 보고서를 만드는 데만 평균 1년씩 걸린다는 것이 토목 업계 및 학계의 상식이다. 환경영향평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4대강 살리기의 공학적 현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39회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은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과학적 · 공학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은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선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모니터링과 정책 조언을 하는 것은 물론 관련 법을 제정하고 유역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철저한 분석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검토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 나갈 방법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보 설치의 효과를 놓고 대립됐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1980년대 보가 설치됐던 영산강,태화강은 최근 10여년간 매년 약 20억원의 준설예산을 투입했어도 강 바닥의 오염도가 생물이 살 수 없는 수준"이라며 "보 설치로는 수질 개선 및 오염 방지가 어렵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전경수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태화강은 보를 철거한 뒤 수질이 좋아졌고 한강 하류는 보를 새로 놓은 후 개선된 것으로 봐서 보가 수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며 "보를 놓아 하천의 유량을 늘어나게 하는 것이 오염물질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홍수예방 효과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전경수 교수는 "보를 놓으면 강의 수위가 높아져 홍수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홍수가 나면 보를 개방하기 때문에 준설작업에 따른 하상저하 및 홍수 예방 효과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창근 교수는 "홍수피해를 입는 지역의 3분의 2는 4대강 본류 인근이 아닌 지방 하천 근처"라며 "4대강 예산을 지방 하천 바닥을 준설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 관련 제기되는 각종 우려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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