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엔지니어링 아웃소싱사업부장인 계승교 상무는 요즘 출장을 떠날 때마다 옴니아폰을 먼저 챙긴다. 해외에서도 휴대폰으로 회사 인트라넷에 접속,업무 진행 상황을 파악해 결재 보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어서다. 지난 8월 시카고 출장 때도 마감이 임박한 '2010년 경영계획'을 현지에서 수정해 결재했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는 기업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부터 휴대폰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데스크'를 도입한다. 삼성SDS의 솔루션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사내 인트라넷인 '싱글'에 접속,이메일 체크와 서류 결재 등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전자 계열사 등 삼성 관계사 11곳에도 이를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삼성SDS,삼성네트웍스,삼성증권 등은 이미 올초부터 도입했다. 삼성그룹 전반에 모바일 오피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도 최근 삼성SDS의 모바일 데스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는 것은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의사 결정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모바일 데스크를 사용한 뒤부터는 윗사람들의 결재를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삼성SDS의 모바일 데스크는 한마디로 '이동 사무실'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회사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외부에서도 마치 회사에 있는 것처럼 일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는 메일이다. 이동 중에도 거래처에서 보내온 문의 메일에 답신을 보내고 다른 부서에서 보내온 프로젝트 기안 파일까지 열어볼 수 있다. 고객과 상담할 때 다른 부서의 업무를 문의해와도 곧바로 해당 직원을 조회에 연결시켜줄 수도 있다.

임원들은 일이 생길 때마다 메신저로 즉시 업무를 지시할 수 있다. 부하 직원들이 올린 업무 일정을 보면서 일을 골고루 배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지연에 대한 핑계를 대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모바일 데스크는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휴대폰 이메일 서비스와 달리 메일 중계 서버 등을 별로도 구축하기 때문에 보안도 우수하다.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회사에 연락하면 즉시 해당 번호의 접속을 차단할 수 있고,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정보도 원격으로 삭제할 수 있다.

김인 삼성SDS 사장은 "메일,결재 등의 기능에서 메신저에 이르기까지 모바일을 이용한 비즈니스 환경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PC가 기업에 처음 보급됐을 때처럼 또 한번 비즈니스 트렌드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