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세 수입은 올해 경기침체와 내년 경기회복의 효과가 맞물려 세목별로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적이 내년 세수에 상당 부분 반영되는 법인세나 종합소득세는 금년 경기침체의 여파로 세수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경기상황에 따라 세수로 반영되는 근로소득세나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의 경우 내년도 경기 개선 전망에 따라 올해보다 세수가 늘어나는 세목으로 분류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내년에는 대체로 개인이 내는 세금이 늘고 법인이나 자영업자가 내는 세금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근로.양도소득세.부가세 부담 늘어
정부는 23일 발표한 2010년 국세 세입예산안에서 내년도 봉급생활자가 내는 근로소득세수는 14조2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8천억 원(6.2%)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명목임금이 5.0% 상승하고 고용도 올해보다 15만명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부가가치세 역시 내년 경상 경제성장률이 6.6%에 이르고 수입도 올해보다 16.0% 늘어날 것이라는 경제 전망에 따라 세수가 2조4천억 원(5.0%) 증가하는 48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거래가 과열 논란을 빚을 정도로 회복되면서 양도소득세 세수도 22.5%(1조6천억 원) 늘어난 8조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내년 세목별 세수 증가율 중 최고 수준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양도세 예정신고 세액공제가 폐지되는 데다 경기회복에 따른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인해 세수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상속.증여세의 경우 증여세제 완화를 기대하고 올해 증여를 미룬 사람들이 내년에는 실제 증여에 나서면서 올해보다 4천억원(19.7%) 증가한 2조7천억 원의 세수를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입 증가와 세제 합리화를 통해 관세 수입이 내년에 1조 원 증가한 9조7천억 원,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도 5천억 원(4.6%) 늘어난 11조7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세.종합소득세 침체 여전
올해 실적치가 내년 세수로 연결되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는 올해 경기침체의 여파를 받아 오히려 세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세금은 대체로 3분의 1 가량을 해당연도에 예납을 하지만 나머지 3분의 2 정도는 다음 연도에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우선 법인세의 경우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감세법안의 영향을 받아 내년에만 7조4천억원의 세수 감소효과가 발생한다.

반면 올해 세제개편을 통해 5조2천억 원의 증세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에 세제 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는 2조2천억 원이다.

하지만 정부는 수출기업 중심으로 실적 호전이 기대되고 이는 세수 증대로 이어져 실제 법인세 감소폭은 7천억 원(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 역시 올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200억 원(0.3%)가량 줄어든 5조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납세 요건을 대폭 완화했던 종합부동산세 역시 내년 세수가 1조 원으로 올해보다 1천400억 원(11.6%)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