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 연구소 1천400개 증가
영.호남 연구소 보유율 2007년 13%로 높아져


지방 소재 기업의 연구소 설립이 많이 늘어나면서 기업 연구소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연구소 연합체인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기업 연구소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기업연구소는 연평균 1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증가추세는 경기침체기인 올해도 계속 이어져 올 상반기에만 803개의 연구소가 늘어났다.

올 6월 기준으로 전국의 기업연구소는 총 1만7천522개로 조사됐다.

특히 지역별로는 호남 지역이 2003년 말 277개에서 2008년 말 651개로 늘어나 연평균 증가율 19%로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남 지역의 기업연구소도 1천272개에서 2천718개로 연평균 1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방 기업연구소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수도권은 7천140개에서 1만1천401개로 연평균 10%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지방소재 기업의 연구소 설립이 증가함에 따라 2001년 81%에 이르던 기업연구소의 수도권 집중도는 2006년 처음 70%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에는 68%까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기협은 밝혔다.

시도별로는 2003∼2008년 경남이 435개의 기업연구소가 증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부산 344개, 경북 290개, 대구 280개의 순으로, 영남권이 전반적으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북과 전남은 연구소 증가 규모는 다른 시도에 비해 적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전북 22%, 전남 19%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처럼 기업연구소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된 것은 기술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지방에 소재하는 기존 기업의 연구소 설립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종업원 수 10인 이상 영·호남 기업 중 연구소를 설립·운영하는 '연구소 보유 비율'은 2003년 7.3%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13%로 크게 개선됐다.

전국 지역에서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전북의 경우 2003년 7.1%이던 연구소 보유 비율이 2007년 15.6%로 크게 높아졌다.

대구는 6.9%에서 14.9%로, 부산은 6.8%에서 14.0%로 각각 연구소 보유기업의 비율이 늘어났다.

지방 소재 기업의 연구소 설립이 크게 증가한 것은 90년대 중반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의 개막과 함께 지역산업 육성노력이 본격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산기협은 분석했다.

정부는 지역산업 및 지방 과학기술 육성 사업으로 지역클러스터, 지역협력연구센터(RRC), 신기술창업보육센터(TBI), 테크노파크 등의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산기협 기술정책팀 유지영 과장은 "아직 기업연구소의 6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해있고 지역 간 격차가 크므로 지방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