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돈을 번 최고경영자(CEO)의 연간 소득이 8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주주 권리를 지지하는 비정부기구(NGO) '코퍼레이트 라이브러리'가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투자회사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CEO가 7억240만달러(약 8700억원)의 연 수입을 올려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슈워츠먼의 이 같은 고액 연봉은 회사 내의 공식 기구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책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워츠먼은 또 블랙스톤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6억9970만달러 어치의 지분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 연 소득 랭킹' 2위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을 창립한 로렌스 엘리슨 CEO로 조사됐다. 그는 스톡옵션 권리 행사분인 5억5430만달러를 포함, 총 5억5690만달러를 쓸어담았다.

보고서가 공개한 '연 소득 상위 10명' 가운데 7명은 석유 등 에너지 회사 CEO들이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던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유업체 옥시덴털 퍼트롤리엄의 레이 이라니 CEO는 2억2260만달러로 3위에 올랐으며, 아메라다 헤스 코퍼레이션의 존 헤스 CEO(1억5960만달러), 울트라 퍼트롤리엄의 마이클 워트포드 CEO(1억169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대기업 임원들의 막대한 고액 연봉에 '칼날'을 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특히 이날 경영진과 독립된 기업보상위원회를 설치할 것 등을 명시한 '임금 가이드라인 법안(Say-on-Pay)'을 의회에 제출했다.

주주들로 하여금 고위 경영진의 임금 수준에 대한 찬반 투표를 행사하게 하고, 정부기관에 고액 연봉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