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파산절차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금융위기를 본격화시켰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지금까지 파산에 따른 법률자문료 등으로 3천억원이 넘는 액수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를 인용, 파산보호신청 이후 올해 6월까지 9개월여 동안에 2억6천260만달러(한화 3천360억원)를 자문료로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자문료를 가장 많이 챙긴 곳은 뉴욕에 본사를 둔 구조조정 자문회사인 알바레스 앤드 마셜사(社)로 리먼의 파산신청 이후 지금까지 1억1천500만달러를 받았다.

리먼이 자문계약을 맺은 법률회사 가운데 핵심인 웨일 갓셜 앤드 메인지스는 6천370만달러를 받았으며, 리먼의 채권자 자문을 담당한 밀뱅크 트위드 해들리 앤드 매코이는 1천720만달러를 수령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파산법 전문가인 린 로푸키 교수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자문수수료를 추정해본 결과 웨일 갓셜의 경우 총 자문료가 2억900만달러까지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은행가들과 회계사, 변호사 등이 챙겨갈 전체 자문수수료는 9억600만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로푸키 교수는 예상했다.

리먼의 사례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대형 금융회사들이 대거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가고 굴지의 자동차업체들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법률회사와 구조조정 자문회사들이 막대한 자문료를 챙길 것이라는 예상이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