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충남 대산공장 정문을 들어서면 서쪽 부둣가 방면에 70m 높이의 대형 크레인이 눈에 들어온다. 이 회사가 가동 중인 NCC(나프타 분해시설)의 원료 다변화를 위해 짓고 있는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건설 현장이다. 올해 1월 착공,현재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이 LPG 저장탱크는 지름 60m,높이 42m로 국내 지상 LPG 저장고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삼성토탈의 일주일치 LPG 사용량인 4만t을 저장할 수 있다. 내년 7월 완공까지 총 6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다.

삼성토탈이 LPG를 통한 원료 다변화에 나선 것은 원가 절감을 위해서다. 대산공장 NCC는 한 해 200만t의 나프타를 분해,에틸렌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요즘처럼 나프타 가격이 t당 600달러대를 상회하며 급등하면 고스란히 원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다.

손석원 삼성토탈 대산공장 공장장(부사장)은 "여름철(4~9월) 값이 싸지는 LPG를 나프타 대신 원료로 사용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원료 다변화의 기본 전략"이라며 "나프타 대신 가스 유전에서 나오는 저가 에탄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중동 유화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원료 다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LPG 저장탱크가 완공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 연간 25만t에 머무르던 LPG 원료 사용량이 5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PG 원료 대체 비율도 현재 17%에서 38%까지 높아져 연간 4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인성 기술담당 상무는 "가격 변동이 불규칙한 나프타에 비해 LPG 가격은 계절별 수요에 따라 상대적으로 일정해 안정적인 수요 · 공급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며 "난방 수요가 없어 통상 LPG 가격이 나프타 가격보다 최고 20~30% 떨어지는 여름철에 LPG 원료 대체 비율을 집중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산=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