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대형 오프로드 차량을 주로 생산하는 '허머' 브랜드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M은 성명을 통해 "허머 브랜드를 중국 기업인 쓰촨 텅중 중공업기계에 매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GM은 또 양사가 허머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텅중은 앞으로 GM과 장기 부품 공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텅중 사는 이날 허머 브랜드 인수를 통해 최고급 오프로드 차량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는 특수 기계, 고속도로 및 교량 건설용 부품, 에너지 생산 시설, 건설용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이다.

허머 브랜드의 매각 금액은 아직 협상 중이며, GM은 "협상이 끝나도 매각 금액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은행업계에서는 허머의 브랜드 가치가 현금으로 약 1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라는 평을 받고 있는 허머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와 소비자들은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국 일간지인 USA투데이는 이날 "중국 자동차 공장이 허머를 매입하며 미국에 깃발을 꽂았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그 누구도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인 허머가 중국에 팔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육중하고 남성적이며 특유의 지방색을 띈 미국의 상징, 허머를 중국 '붉은 군대'가 사용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허머는 GM이 원래 미군의 군용차량으로 이용되던 AM제너럴의 'HMMWV'(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군사용 다목적 차량)를 인수한 후 민간용 차량으로 양산한 모델들을 내놓았던 바 있다. AM제너럴은 군사 보안 목적으로 회사와 공장의 외부 공개를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자동차업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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