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작년보다 7개 늘었고 전반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기업집단이란 주식의 상호 취득으로 계속적인 공동이익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들을 의미한다.

한국석유공사 오씨아이(옛 동양화학) 에쓰오일 웅진 현대산업개발 삼성테스코 세아 한국투자금융 KT&G 등 9개 기업이 상호출자를 하지 못하는 기업집단에 새로 편입됐다. 기존 자산의 규모가 증가했거나 회사 설립 · 인수 등 계열 편입 증가에 따라 자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계열 편입에 따른 기업집단 형성도 또 다른 이유다. 대신 지난해 포함됐던 영풍과 이랜드가 각각 자산 감소와 계열사 매각으로 이번 목록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전체 48그룹,1137개 계열사로 변경됐다. 작년보다 계열사가 191개 늘었다. 계열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LG(16개) SK(13개) 대한전선(12개) 효성(11개) 순이다.

삼성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SK LG 등 상위 5대 기업집단의 자산 규모 순위에서는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6위부터 48위까지 기업집단 순위에서는 다소 변동이 있었다. 작년 9위였던 포스코가 7위로 오른 반면 롯데와 한국도로공사는 8위와 9위로 한 단계씩 밀려났다. 또 STX가 21위에서 19위로,대우조선이 28위에서 20위로 새로 20위권에 진입했다.

48개 기업집단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최근 경제 흐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 금액이 증가했다. 조선업종은 선수금이 기업회계 기준상 부채로 계상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것과 같은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전체 기업집단의 부채 총액은 691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90조4000억원 증가했다. 평균 부채비율은 119.9%로 21.5%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 200%를 넘긴 기업집단도 작년 7개에서 올해 15개로 늘었다. 민간 기업집단에서는 삼성테스코 GM대우 대우조선해양 등 11개가,공기업 집단에서 한국토지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4개였다.

자산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 역시 나빠졌다. 48개 기업집단의 매출액은 1009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의 780조5000억원보다 29.4%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30조9000억원으로 작년의 51조1000억원보다 20조2000억원(39.5%) 감소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집단은 SK로 36조원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 규모에서는 삼성이 9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