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역흑자가 46억 달러선을 넘어 월 단위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반갑지만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걱정스럽다.

1일 지식경제부의 '3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283억7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1.2% 줄었지만 수입이 36.0%나 급감한 237억6천만 달러에 머문 데 힘입어 46억1천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정부가 올해 경제의 '유일한 활로'로 여겼던 수출은 지난 1월에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사상 최대폭인 34.2%의 감소율을 보였으나 2월에는 18.3% 감소로 다소 진정됐다가 지난달 들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3월 수출 감소폭 다시 증가세로

지경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2% 감소한 283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선박류가 61%의 증가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컴퓨터(-50%), 석유제품(-48%), 자동차(-46%), 반도체(-38%), 자동차부품(-38%), 일반기계(-36%) 등 11개 품목이 두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고, 그나마 액정디바이스(-7.8%)의 감소세가 한자릿수로 줄었다.

지역별로도 지난달 1~20일 기준으로 일본(-29.8%), 아세안(-27.1%), 미국(-24.0%), 중국(-17.2%), EU(-16.9%) 등 주요국으로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이 지난 1월 9억9천만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2월 11억6천만달러에서 3월 11억8천만 달러로 소폭 증가한 것은 다소 늘어난 것이 위안이다.

◇수출 증가세 반전은 4분기에나 가능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요 수출 대상국들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또 작년의 수출 급증세에 따른 기저효과(1~3분기 22.6%)로 당분간 수출의 감소세는 불가피하고 하반기에 들어서야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경부 이동근 무역투자실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9월 정도는 돼야 수출 증가율이 0%로 개선될 것"이라며 "연간 수출 증가율은 -5~0%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좀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KB투자증권 주이환 이코노미스트는 "3월 수출 감소폭을 16~18%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악화됐다"며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은 4분기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고, 올해 전체적인 수출증가율은 -12.5%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도 "3분기까지도 15-20%의 수출 감소세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4분기에나 기저효과와 세계경제 회복으로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