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합의로 1억7천500만弗 규모 배포

'백화점에 오시기만 하면 공짜 화장품을 나눠드립니다.'

미국 여성들이 '공짜 화장품' 열풍에 휩싸였다.

유명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서 서명만 하면 샤넬이나 크리스챤 디오르 등의 화장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 지역마다 이를 받으려는 여성들이 백화점에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현지 여성들에겐 공짜 화장품이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이나 미셸이 입었던 드레스 등을 누르고 단연 최고의 화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예정됐던 물량이 조기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화점에서 무작위로 배포하는 공짜 화장품의 사연은 이렇다.

이들 유명 화장품 제조업체와 일부 유통업체들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자신들이 화장품 가격을 담합해 판매했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이 제기되자 1억7천500만달러(한화 약 2천363억원) 어치의 화장품을 피해자들에게 나눠주기로 합의했다.

지난 1994년 5월29일부터 2003년 7월16일까지 이들 업체의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공짜 화장품을 받게 되지만, 워낙 대상이 많고 피해 여부 입증이 쉽지 않아 현장에서 누구나 서명만 하면 화장품을 받을 수 있다.

배포되는 화장품은 샤넬이나 크리스찬 디오르 등 유명 업체의 향수나 바디로션, 화장품 등이며 백화점당 1개씩만 받을 수 있다.

공짜 화장품을 배포하는 유통업체에는 블루밍데일스, 메이시, 니먼 마커스, 삭스 등 유명 백화점과 쇼핑센터들이 포함돼 있고 배포기간은 지난 20일부터 1주일간이다.

이 때문에 유명 백화점들이 밀집해있는 대형 쇼핑몰 여러 곳을 돌면서 화장품을 여러 개 받아 모으는 '얌체족'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은 난데없는 '공짜 선물'이 반갑기만 하다.

미 뉴저지주 팰리새이드파크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샌디 왱(28)은 "공짜로 화장품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

"면서 "이를 모르고 있는 친구들에게 모두 전화해서 알려주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