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인터넷TV 많이 팔아달라" … 글로벌 CEO들 실속 세일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가 막을 올린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부스를 찾았다. 그는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에게 "야후의 위젯엔진을 탑재한 인터넷 TV를 더 많이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삼성전자와 인터넷 콘텐츠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맺게 된데 감사하고 있다"며 "가장 얇게 제작된 삼성전자의 LED(발광다이오드),LCD(액정표시장치) TV를 직접 보니 삼성이 차세대 평판 TV 시장의 선두주자임을 알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LG전자 부스에서 백우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강신익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사장과 만나 '세일즈'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LG전자와 인터넷 TV 콘텐츠 사업을 제휴키로 한 제리 양은 "야후로선 이번에 의미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야후의 오픈 소스 서비스를 TV 제조업체와 함께 더욱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자업체 CEO들이 CES에 불황 돌파용 실용제품을 대거 내놓고 세일즈 활동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최초' 등 수식어가 붙는 첨단기술을 자랑하기보다는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실속형 제품을 판매하는데 힘을 쏟았다.

개막식에서 기조 연설을 한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스트링거 회장은 "3D(3차원) 시장이 생각한 것보다 빨리 열릴 것"이라며 3D 영화를 볼 수 있는 안경 등을 소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국내 전자업체 CEO들도 실용전략을 구사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전시회 기간 동안 거래선과 약속을 줄줄이 잡아놨다.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로 유명한 레인콤은 이명우 부회장과 김군호 사장이 모두 나섰다. 이 부회장은 "경기침체로 지난해보다 바이어들 숫자가 크게 줄었다"면서도 "한 명의 바이어라도 더 만나 레인콤 브랜드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익 LG전자 사장은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800만대의 LCD TV를 팔아 LCD TV업계 2위인 소니를 따라잡겠다는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강 사장은 "소니 등 일본업체들이 엔화강세 등으로 힘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사업부와 PDP 모듈 사업부를 통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20만대에 달하는 PDP TV를 판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강 사장은 "중소형 TV 제품을 강화해 LCD TV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10.5%에서 올해 15%대로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