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저서로 급여보다 사업소득 많아
절세엔 탁월…금융ㆍ부동산 투자엔 소극적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신년호에서 '올해의 인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을 선정했다.

오는 20일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그의 정책 하나하나가 세계 경제의 회생 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월가발 금융위기로 '슈퍼파워' 미국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지만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올해 재테크에서도 키워드는 역시 '오바마'다. 그래서 개인 오바마의 재테크도 관심거리다.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오바마의 소득 내역을 살펴보면 그의 투자 성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일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1월13일자)에서 미국 대통령들의 확정 신고서를 공개하는 프로젝트(Tax History Project) 자료를 통해 오바마의 2007년도 소득 내역을 분석했다.

오바마 부부의 총 급여 소득은 26만달러(약 3억5000만원)에 달했다. 상원의원 세비가 16만달러,시카고대학병원에 근무하는 미셸 부인의 급여도 10만달러 정도였다.

이에 비해 사업소득은 397만달러나 돼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가 쓴 저서 '미국 재생(원제 The Audacity of Hope)'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인지세 등으로 벌어들인 소득이다.

대형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약 328만달러) 등으로부터 받은 인지세에서 에이전트 대금 등 제반 비용을 뺀 액수로 기재돼 있다.

오바마는 2006년에도 51만달러가량의 원고료 수입을 거뒀다. 매년 책 저술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벌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증권회사로부터의 비과세 이자소득이 약 5만달러,단기 캐피털 로스(자산 양도손실)가 3000달러 등으로 특별히 두드러진 투자 소득은 없었다.

그가 금융 및 부동산 자산 운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경비 및 세액 공제 부문에선 두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중소 자영업자용 저축 플랜인 'SEP-IRA'에 4만5000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 미국인들이 주로 퇴직 후 노후생활에 대비해 투자하는 저축상품이다.

이 상품은 사업 경비로도 인정을 받기 때문에 절세 대책으로도 유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사업 소득이 많아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이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그는 자선 기부금으로 총 33건,24만달러를 지출했다. 흑인 고등교육 지원단체인 흑인연합대학기금(United Negro College Fund)에 5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흑인 소수 단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소득과 지출을 집계한 결과 오바마 부부의 과세소득은 약 376만달러를 기록했다. 소득에서 발생한 129만달러의 소득세액과 11만달러의 자영업세액 등에 대해 약 34만달러의 세금만 낸 것으로 드러났다.

저서가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예상외로 많은 소득이 발생했지만 세금은 많이 내지 않은 셈이다. 납세 결과로만 보면 유능한 변호사답게 절세에도 뛰어난 기능을 보였다는 게 나리타 모토오씨(미국 세리사)의 지적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재임기간 1977~81년) 이후 모든 대통령의 소득 상황이 인터넷상(www.taxhistory.org)에 공개되고 있다.

미 법률에 따라 모든 급여 소득자들은 매년 확정신고를 하도록 의무화돼 있기 때문.부부가 합산 신고할 경우 세제감면 등의 혜택이 있어 부부의 소득도 대부분 함께 볼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당시 민주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였던 오바마는 2007년도 확정신고서를 공개했고,부통령 후보가 된 조지프 바이든도 그의 뒤를 따랐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